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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공동체 · 2026.05.08

질문이 있는 이달의 책

감나무책방 "안녕, 외톨이"

사람들이 함께 웃고 배우며 살아가는 공동체 현장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등록 2026.05.08 15:07 조회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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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가끔씩 말한다. 귀신이 너무 무섭다고. 신비아파트와 같은 호러물들을 재미있게 보면서도 무서움을 느끼는 모양이다. 자려고 누우면 천정에서 귀신이 내려올 것 같아요, 학교에 귀신이 사는 게 분명해요, 밤 되면 학교 동상 눈빛이 움직인다니까요 등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상상력을 발휘하며 무서워한다. 분위기 깨는 어른들은 말한다. “살아봐라,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지.”

어느 동네나 한 그루 이상 버드나무가 있었고, 있을 것이다. 버드나무에는 귀신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의 막연한 두려움처럼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많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크고 너른 버드나무가 있었다.

[이달의그림책] 5월 감나무책방 안녕외톨이
[이달의그림책] 5월 감나무책방 안녕외톨이

한여름에 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할 만큼 그늘이 커서 동네 사람 모두가 한 번쯤 머물고 지나던 곳이지만, 아기를 낳지 못한 부인이 목을 매달아 죽었다는 등등 이야기가 많던 곳이기도 하다. 책 속에서도 버드나무는 공포의 대상인 동시에 안전하고 심지어 즐거운 곳이 된다.

버드나무 아래 두 아이가 있다. 한 아이는 폭력과 이를 방관하는 사람들로 인해 ‘학교’에 가기 싫고, 다른 아이는 왜인지 ‘집’에 가기 싫다. 두 아이를 살피고 도울 수 있는 친구나 어른은 보이지 않고 폭력과 알 수 없음으로 고립된 상태이다.

‘학교’에 가기 싫은 아이는 자신에게 폭력적인 아이들일지라도 함께 축구하고 떡볶이 먹고 싶은 마음에 하기 싫은 요구를 받아들여 공포의 대상이던 버드나무를 향하고, 그곳에서 ‘집’에 가기 싫다는 아이를 만난다. 그리고 버드나무는 두 아이에게 안전한 곳이 된다. 사실 두 아이가 무서워하는 것은 외로움.

끔찍하고 슬픈 이야기의 현장이었지만 친구, 이웃과 함께 있어 그다지 무섭지 않았던 어린 시절 버드나무 그늘에서의 기억이 떠올랐다.

사는 내내 외롭고 슬플 때도 많지만, 친구들이 있어 어떤 시기를 그럭저럭 넘기기도 한다. 그저 같이 말하고 먹고 놀며 시간을 보낸다.

어지간하면 모두 어울려 동네 그늘이나 평상에서 먹고 마시며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말들을 주고받다보면, 시간은 잘도 흘러가 서로를 힘들게 하던 것들도 그게 뭐였더라 정도로 희미해진다. 지금 돌아보니 그 시기를 그저 같이 지나왔다는 것이 어쩌면 매 순간 서로에게 힘을 불어주는 일이었음을 깨닫는다.

두 아이가 넘어야 할 상황은 한없이 무거워 보이지만 서로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잠시 슬픔을 잊고 웃게 되는 것처럼.

이 책은 ‘학교’에 가기 싫은 아이 상황만을 이야기하고 있어 읽다 보면 ‘집’에 가기 싫은 아이 상황도 궁금해진다. 후속편이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림 속 우산 아래에서 두 아이는 어떤 이야기를 할까. 그저 보통 아이들처럼 무서운 귀신 이야기나 하며 놀았으면 좋겠다. 두 아이가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생각을 벌써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장 사진

감나무책방 "안녕, 외톨이"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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