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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숨 고르기를 하는 곤충2023-01-10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숨 고르기를 하는 곤충



숨 고르기를 하는 곤충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새해가 옵니다. 어쩌면 이미 새해가 되어 이 글도 새해에 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얼마전에는 많은 눈이 내려 온 세상을 하얗게 덮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사람들은 더러운 것을 모두 덮어 버려 깨끗한 세상이 되었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 더러운 것들이 한꺼번에 덮인 예는 없습니다.

22년처럼 많은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진 해도 드물 것입니다. 많은 생명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쓰러져 갔습니다.

답답한 심경들은 뉴스를 보지 않고 생활을 하지만 그래도 들려오는 소식을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곤충들은 지금 겨울나기를 하면서 새해를 맞이할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숨 고르기를 하면서 새로운 생명에 대한 기대와 새로운 세계, 시간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의 하나가 이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없지 않습니다.

무엇 하나 속 시원하게 끝이 보이는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모습을 곁에서 보고 선배 어른은 되는 것도 없지만 안되는 것도 없다그러니 숨 고르기를 해 보시게나 한 말이 기억납니다.

우리에게 숨 고르기는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곤충처럼 겨울잠(동면)을 하면 될까요? 불교에서 하는 동안거에 들어가 수련을 해서 뜻을 세워야 하는지, 카톨릭에서 하는 피정을 통해 신앙심을 돈독하게 만들어 세파의 바람에 맞서야 하는지, 기도를 많이 해서 위로부터 응답을 들어야 하는지, 우리 어머니들이 정화수를 떠 놓고 빌었듯이 빌어야 하는지...

우리는 어울림이라는 단어를 통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어울림이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는 것인데, 우리는 이것을 너무 쉽게, 짧은 시간에 결말을 보려고 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에서는 한 지방의 호수를 개발하는데 수 십년에 걸쳐 논의를 했지만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가 어울려 살고 있기에 누구의 의견도 소홀하게 취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님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이 새상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어려운 것이겠지요.

새 봄이 오기 전에 일상생활에서 숨 고르기를 하면서 이웃의 아픔과 어려움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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