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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곤충의 세계에 감사하는 마음 2021-09-17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곤충의 세계에 감사하는 마음

곤충과 서식지

    

 


곤충들이 알을 낳고 번데기가 되고 나방이 되고 성충이 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매번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가서 알을 낳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을 장마가 와서 우리집에 사는 두꺼비들이 모습을 보였습니다. 매년 보이는 모습입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자식을 낳고 키우고 어른으로 생활하는 것 같습니다. 파충류들은 대개 서식지가 있어 그곳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환경운동 차원에서 접근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곤충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가을 장마에 두꺼비를 보면서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상하건대 곤충들은 그 해 환경이 좋은 곳을 찾아 여행하면서 종족 보전을 위한 행위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전 라디오에서 진행자가 서울은 유독 큰 매미들이 많다고 하면서 환경이 매미의 크기를 크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소리를 해서 속으로 웃었습니다. 우점종인 말매미가 환경에 잘 적응을 해서 말매미 모습과 소리만 남아서 그런 말을 한 것 같습니다. 하기사 제일 듣기 어려운 매미가 쓰르라미이고 더 귀한 것은 깽깽매미일 것입니다. 그렇게 환경이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보이는 모습도, 점점 개체수가 줄어든다고 봅니다.

사람은 어떨까?

농촌의 빈집을 보면서, 언젠가는 돌아가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그냥 가지고 있어 흉가로 남아 있게 됩니다. 대개 늙으면 농촌에 가서 살고 싶은 욕구와 부모님들이 살았던 곳으로 가고자 하는 욕심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나이가 들면 집으로 가고 싶다, 고향으로 가서 죽고 싶다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산업화되고 자본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핵가족화 되면서 죽을 때도 내가 죽고 싶은 곳에서 여생을 마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디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제일 편안하고 마음을 담고 눈을 감을까 생각을 해야 할 시기가 온 것입니다. 누가 준비를 해서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내가 이루지 못하더라도 다음 세대에서는 집에서, 동네에서, 마을에서 돌봄을 받고 남은 삶을 즐겁게 보내면서 주위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생을 마감하면 좋겠습니다.

여건이 되지 않으니 시설로 가서 생활하면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인구소멸로 마을이 없어지고 지자체가 위기에 오고 있다는 말이 무성합니다. 고령화로 인해 주변의 돌봄이 없이는 시스템으로, 의료제도로 접근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내가 아프면 주변에서 알아서 돌봐주고 치유해 주고 같이 생활해 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돈이 많다고 행복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것은 남아 있는 사람들의 편의로 판단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내가 살던 곳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아마도 최고의 축복일 것으로 믿습니다. 그런 시스템을 만들고 함께 준비해 나갔으면 합니다.








/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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