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 칼럼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품앗이 칼럼

> 시골매거진 > 품앗이 칼럼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10] 교육농2021-04-12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10] 교육농


생태텃밭 선생님의 교육농 수업


올해는 완주에 있는 학교 두곳에 생태텃밭 선생님으로 수업을 나가게 되었다. 교육의 흐름에도 녹색바람이 불어 농사수업이 정규과정이 되는 시도들이 전국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농촌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완주이지만 여전히 먹거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밥상까지 오는지 그 과정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처음부터 밭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을 한눈에 보여주기는 어렵겠지만 교육농수업을 통해 농사의 즐거움과 농사가 주는 진정한 가치를 흙 위에서 발견해 나가길 바래본다.

 

유기농업으로 유명한 홍성 홍동마을은 교육농의 중요성을 일찍이 알아차리고 바른 농업을 알리기 위해 많은 힘을 쏟아왔다. 이렇듯 학생들뿐만 아니라 모든 예비농부들에게 농()적 가치와 생태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교육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농사가 막연히 힘들다는 편견을 버리기 위해 학생들에게 재미있고 편안하게 다가가는 수업이 되고자 교사도 더불어 농사 그 이상의 공부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계절의 흐름에 맞게 오랫동안 이어져오던 절기문화가 뚜렷하게 나타나 있어 이를 수업에 접목해 함께 어울리고 땀 흘려가는 과정을 통해 참된 노동의 기쁨과 공동체가 지녀야할 바른 가치를 알려주고 싶다.

 

농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무엇일까?

최근에서야 농업을 둘러싼 사회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힘들고 하기싫은 육체적인 일로 생각하기 때문에 농사에 대한 이미지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나는 100평이 안되는 땅에서 먹거리를 기르며 농사를 짓고 있는데 밭의 크기나 밭이 주는 경제적 규모와 상관없이 당당한 농부가 되고 싶다. 농부란 자신의 먹거리를 스스로 구하며 직업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맞춰 최소 몇가지의 작물들을 화분이나 작은 평수에서 기르며 식탁에 올리는 행위들을 밥상 농사를 짓는다 할 수 있다. 내 주변에서 먹거리를 길러내는 과정은 각종 쓰레기로부터 자유로워 짐은 물론, 탄소발자국을 줄여 석유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땅에서 씨앗이 움트고 자라나는 과정은 우리네 일상속에 신비와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나아가 그것은 자연과의 연결을 통해 삶의 활력을 가져다 준다.

 

자연의 심미적 요소를 닮은 지속가능한 농업인 퍼머컬처의 바람이 세계적으로 불고있다. 퍼머컬처는 의식주 뿐만 아니라 의료, 교육, 예술, 영성, 등 삶의 전반적인 생활 양식이 생명의 뿌리를 둔 땅에서 시작한다는 뜻으로 생태적인 대안문화를 말한다. 젊은 농부와 청년들, 자연적인 삶을 꿈꾸는 사람들, 그리고 대안교육을 하는 교사와 활동가들이 새로운 농사의 형태를 공부하며 시도하고 있다. 현재는 교육농이 학교의 한 꼭지로 들어가 있지만 언젠가는 농장속의 학교가 있는 날을 꿈꾼다.


/2018년 완주로 귀촌한 글쓴이 신미연 씨는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매일설레] 23. 삼시세끼백장
다음글
[나카무라의 비봉일기 9] 영화 밥정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