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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꼬리명주나비2020-03-16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꼬리명주나비

꼬리명주나비

 

나비의 나는 모습은 환상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문양이 현란할수록 앉아 있는 모습보다는 날개를 펴고 곡예하듯이 나는 모습은 그 주변의 풍광을 누를 만큼 시선을 뺏습니다. 또 접어 있는 날개 속에 숨기듯이 가진 무늬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여 우리에게 보여주곤 합니다. 나비들은 대개가 모여 있는 것을 보기 쉽지 않습니다. 짝을 찾기 위해 몇 마리가 엉켜 있는 경우는 있지만 집단을 이뤄 생활하지는 않습니다. 우연찮게 수분을 취하기 위해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을 만나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경우이고 그 광경을 보는 것은 행운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숙주식물을 알아 이를 조성해서 나비 정원(?)을 만드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종이 꼬리명주나비입니다. 숙주식물을 조성해서 나비를 모이게 하는 것이지요. 물론 자연스럽게 숙주식물이 자생하여 나비를 불러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봄이 옵니다. 이제 주변에서 나비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게 되는 시기가 됩니다. 봅을 알리는 전령이지요.

 

요즘 우리는 코로나19 질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모든 회의, 총회, 교육, 하물며 방문을 자제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농촌 마을의 어려움은 가뜩이나 환경 변화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여기에 방문객을 받을 수 없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지경입니다.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이 요즘에는 모이면 어려움을 겪게 된다로 변했습니다. 인심도 따라서 흉흉해 질 지경입니다. 농촌의 자랑거리인 공동체 문화에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공동체라는 것은 가족만큼이나 네 것 내 것이 없이 모두 드러내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번 사태에서 알게 된 것은 이웃이 알지 못하게 생활하는 것이 결국 더 큰 화를 불러오게 된 것입니다. 자신을 위장해서 이웃에게 접근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다보니 집단적으로 전염이 발생하게 된 꼴입니다. 자기가 속한 집단에 대해 드러내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자신을 위장해서 생활해 온 것은 이후 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밖에 없습니다. 믿음이 사라졌으니 신뢰가 깨졌으니 지역에서, 동네에서 생활하기 쉽지 않겠지요.

각자의 자라온 배경이나 경험을 내 놓고 조금씩 알아 가면서 힘을 합쳐 왔는데 이것이 무너지게 된 것입니다. 물론 서로의 의견이 틀려 갈등이 있었지만 신뢰까지 금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더 나아가 당사자인 공동체 뿐 아니라 주변에까지 파급이 되어 불신의 시대를 만들게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서로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일이 생기면 큰 일입니다.

모여서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고 아끼면서 어려움을 극복해 온 경험의 소중함을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나누고 용기를 주면서 이 뒤숭숭한 분위기를 이겨내야 하겠습니다.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소셜굿즈센터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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