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의 완주이야기 58] 완주 구이면 안덕리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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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10면에 3읍. 대둔산에서 오봉산까지 멀고, 동상면 사봉에서 삼례읍 해전리까지 아득하다.
군수나 해당 공무원은 공무로 가기 싫어도 이 구석 저 구석 찾아다녀야 하지만 일반 군민은 볼일이 없는 한 굳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군민들 자기 군내 사정 알아 두어 나쁠 건 없다.
구이면 역시 산악 지대이다. 구이면 하면 모악산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고, 이 줄기 아래마다 좋은 마을이 있다. 구이면 안덕리는 한 마디로 마음먹고 잘 갖춰 놓았고, 이 수준이면 돈도 꽤 들었다. 행정 당국의 결심이 대단했다고 봐야 한다. 좋은 게 워낙 많아 보이는 대로 소개 한다.
▵우리네 속담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여기에 음식점이 고루 있어 골라 먹기 좋고, 값이 그리 비싸지 않다. 식구끼니나 친구 애인 누구와도 들릴만하다.
▵지친 몸 쉬는 건 온 가족이나 장래를 위해 필수적이다. 그리하여 한 주간에 이틀 놀지 않나. 이불 속에서 쉬는 것도 좋지만 멀지 않은 구이면 안덕마을에 가면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다. 찜질방, 놀이터, 등산로, 산책 길, 재실, 명당, 비석, 개울, 주차장, 채전, 과일나무 사람 마음을 쏙 빼앗을 게 많다. 외국 여행! 자기돈 많아 간다지만 제대로라면 국내 구석구석 구경을 하고나서 이제 딴 나라는 어떤가 하고 나가보는 게 순리이다. ‘낫 놓고 ㄱ(기억)자도 모른다.’는 속담대로 제 나라, 자기 군, 지들 도도 모르며, 남이 장에 가니 ‘씻나락 오쟁이 떼어가지고 장에 가는 이’ 격으로 외국 나갈 사람들은 하여간 ‘안덕마을’ 보지 않고 나가면 푼수 소리 듣기 마땅하다. 지형지세가 중요하다. 이리하여 우리나라를 금수강산·화려강산이라 하지 않나.
원안덕 마을도 좋지만 그 곁 골짜기 마다 규모 있게 잘 다듬어 놓았다. 길이 포장되었고, 다리며 눈길 끄는 게 많다. 전의이씨는 훌륭한 인물이 많고, 학문 수준이 높아 전주 입향(入鄕) 씨족으로서 대단하다. 이런 큰 집안 묘소가 가깝다. 묘역 진입로나 비석 봉분(封墳) 배열만 보아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관광시설을 통하여 우리네 개성도 고쳐나가야 한다. 진지성을 가져야 한다. 심미적(審美的)인 태도를 길러내야 한다. 전시장, 박물관, 미술관, 심지어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도 건성으로 슬쩍 한 바퀴 후다닥 한 바퀴 들러보고 쑥 빠져나가 버린다.
안덕마을 하루 편히 쉬기에 ‘안성(安城)마춤’이다. 무어니 무어니 해도 남녀노소 인심 좋고 친절하다. 농담으로 고산 6개면 산골 사람과 혼인하자 하니 ‘참 말이냐?’며 열렬히 환영한다. 국회의원 꿈을 가진 사람은 이곳을 찾아 애향심을 공부해야 한다. 아내와 가까워지려면 여기 찾아가라. ‘침변교처(枕邊敎妻)’ 베개비고 아내 가르침 보다 훨씬 편하고 쉽다. 아내와 동행하여 쇠고기 한 번 실컷 대접하라.
/이승철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