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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곤충의 세계에 감사하는 마음2022-09-22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곤충의 세계에 감사하는 마음

곤충들의 다음세대 키우기


곤충들은 각자의 처지대로 다음 세대를 위해 키우고 있습니다.단독 생활로 키우는 곤충도 있지만, 가족단위로 이루거나 우리처럼 마을이라는 공동체를 형성해서 키우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말벌들의 새끼를 키우는 것을 보면 그들의 노력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인간과의 영역 싸움도 무시할 수 없는 어려운 환경을 넘어가야 할 산이기도 합니다.

환경변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 날갯짓으로 부화한 알 온도를 내리는 일을 수도 해야 하고, 집을 짓기 위해 나무를 갉아서 오랜 시간을 공을 들여 집을 만들어야 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새끼가 태어나면 이제부터는 사회적응(?) 교육을 해야 하고 성충이 되기까지 아프지 않도록 돌보야 하는데 이를 한두 마리만의 책임이 아니라 공동의 책임으로 역할을 나누어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사람을 포함한 적으로부터 무사히 이겨낸 성충만이 사회에 나가게 되고 그 다음부터는 자연환경과의 싸움에서 견디어 내고 다시 다음 세대를 위한 반복적인 행위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음 세대를 양육한 것은 이렇게 집을 짓고 먹이활동을 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먼저 생존을 해야 하는 싸움에서 이겨내야 하는데, 바로 겨울나기가 한고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로 말하면 아이들을 키우는 것만이 일이 아니라 이를 위해 경제활동을 해야 하고, 먹을 것을 생산해야 하고, 겨울과 여름을 나기 위해 건강을 챙겨야 하는 것과 상응하겠지요.

제가 알기론 벌과 무당벌레들이 겨울을 모여서 서로의 체온을 나누면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도 모여서 살고 있지요. 다만 곤충들보다는 더 넓은 면적을 차지하기에 이를 위한 다양한 일들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교육, 환경, 의료, 복지, 농사, 하다못해 먹고 마시는 공간까지도 만들어나가야 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한 일들은 개인보다는 서로서로 힘을 모아야 하는데 그것이 협동이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곤충들과는 달리 이 협동이라는 것이 의외로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지금의 힘을 조금씩 내놓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세대를 양육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복병이 있습니다. 눈앞의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몰두하면서 세월이 흘러가니 다음 세대를 양육하는 일을 놓치는 경우는 많이 발생해서 결국은 지속성에 위험요소로 등장하곤 합니다.


어느날 창밖을 내다보고 앉아 있었는데, 옆집 지붕 위로 딱새의 어린 새가 날아와서 계속 어미 새를 찾으면서 먹이를 구애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자주 참새들이 옆 나무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계속해서 어미를 부르는 울음을 내뱉었고, 얼마 후 먹이활동을 하러 온 참새 두 마리가 날아왔습니다. 그 중 한 마리가 먹이활동을 하다가 어린 딱새에게 자기의 먹이를 주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전혀 다른 종인 새끼의 배고픔의 소리를 그냥 넘기지 않고 자기의 먹이를 서슴없이 먹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다음 세대의 소중함은 곤충이나 조류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절실하고 이를 위한 일들을 꼼꼼하게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 제 21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소셜굿즈센터 이사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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