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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놀이터 운주 원금당마을] 피서 성수기 앞둔 원금당 마을 2022-07-21

[여름놀이터 운주 원금당마을] 피서 성수기 앞둔 원금당 마을

물 깨끗하고 시원하니 어서오시랑께요!


천등산을 병풍삼은 운주 원금당마을은 사시사철 마을 앞 냇가에 맑은 물이 흐른다. 고당리 피묵마을과 금남정맥의 왕사봉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는 가뭄에도 좀처럼 마르지 않을 정도로 풍부하다. 원금당마을의 여름이 특별한 이유다. 여름 피서철이 시작되면서 마을을 찾는 여행객들이 부쩍 늘었다. 펜션과 수영장 등을 운영하는 주민들은 9월까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낸다.

       

부지런한 계절 속 사람들 

매미 울음소리가 시골의 적막을 깨우는 때가 왔다. 원금당마을 초입에 있는 다리 금당교를 건너 마을길을 따라 거닐다 보면 무더운 더위도 한풀 꺾인다. 마을의 둘레길을 걷는 내내 그 옆으로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기 때문이다. 성수기를 코앞에 둔 원금당마을은 평일과 주말의 풍경이 뚜렷하게 나뉜다. 아직 휴가철이 아니라 평일에는 비교적 여유롭지만 주말엔 마을 곳곳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7월의 첫 주말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네 식구와 반려견까지 함께 원금당마을을 찾은 김동규(48·익산) 씨는 주말마다 캠핑을 다니는 편인데 여름엔 주로 운주계곡을 찾아온다. 운주는 펜션, 수영장만 있는 게 아니고 앞에 계곡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피서하기 좋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온 전영규 씨는 차로 40분이면 올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서 자주 오는 편이다. 봄에는 푸르른 나무, 여름엔 시원한 계곡,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대둔산의 설경을 볼 수 있기에 사계절 내내 아름답다며 웃었다.


마을회관 인근에서 만난 마을 주민들


마을에서 3년째 식당 금당가든을 운영하는 이남학(57)·박경화(57) 부부는 직접 키운 토종닭으로 요리해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부부는 토종닭인데 질기지 않고 쫄깃하고 잡내가 안 나서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주는 것 같다. 가게에 평상이 70개 정도 있는데 성수기 주말에는 항상 만석이고 바쁠 땐 평일에도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토종닭 요리로 유명한 금당가든을 운영하는 이남학·박경화 부부.





평상 대여 및 물놀이 시설이 있는 법용유원지15년째 더위에 지친 이들의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윤석철(74) 어르신과 그의 아들 윤여정(37) 씨가 함께 운영 중이다. 여정 씨는 시내와 멀리 떨어져있다 보니 바쁠 때 직원을 구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그래서 가족간에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마을에 청년이 유입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마을 주민들은 여름철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해마다 사람이 모여드는 상황이 모두에게 좋으리란 법은 없다. 마을에서 나고 자란 강충구(78) 노인회장은 그간 피서객들로 인한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피서객들이 골목에 차를 주차해놓는 바람에 통행에 불편이 있고 밤에는 폭죽 소리와 고성방가에 잠을 뒤척일 때도 많았다. 주민들이 가까이 있는 만큼 다 같이 배려를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원금당마을 초입에 있는 금당교


고픈 배 채울 온갖 별미는 덤이라오~


산에 기대어 온 세월들 

암벽등반 명소로 꼽히는 천등산은 원금당마을과 가까이에 있어 마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높다란 산이다. 산악인들에겐 암벽 타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마을 주민들에겐 저마다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어르신들은 산제당에 가서 자식들의 건강을 염원하는 기도를 올리고 아낙들은 바구니를 들고 나가 상수리를 주워오곤 했다. 김연화(49) 부녀회장은 산 능선 따라 상수리 주우러 다니기도 했고 으름이라는 열매도 땄다. 마을 주변에 산이 많다 보니 지천에 먹을 게 널려 있었다고 말했다. 마을 사람들은 산지에서 먹을 것을 얻기도 했지만 논밭을 일굴 땅이 부족하다는 어려움도 있었다. 강충구 노인회장은 우리는 논밭이 부족해서 대농이 없는 대신 산에 감 농사를 지어서 큰 도시에 내다 팔며 생계를 유지했다. 나 또한 그렇게 20년 가까이 외지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마을 골목 끝에 빨간색 우체통이 보였다. 그 뒤편의 집은 윤영식(65) 씨의 옛집이고 마을회관 바로 옆에 있는 1,000평 남짓한 밭도 그가 소유하고 있다. 그는 퇴직한 뒤 대전에서 운주까지 44거리를 달려 매일 같이 찾아온다. 영식 씨는 옥수수랑 고추 농사를 짓는데 요즘 잡초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마을이 조용하고 물도 맑아서 퇴직하고 남는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고 말했다.


퇴직한 뒤 대전에서 원금당마을까지 44㎞ 거 리를 달려 매일 찾는 윤영식 씨


이맘때 한낮의 마을회관은 주민들로 북적인다. 이른 새벽 농사일을 마친 사람들이 오후 더위를 피하려고 모여들기 때문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 모인 사람들이 담소를 나눈다. 장마인데 비가 적게 내려 걱정이라는 이야기부터 외지로 일하러 간 아들과 딸 걱정이 줄줄이 나온다. 경기도 안양에서 이곳으로 시집온 여자 어르신은 집에 있으면 덥고 심심하니까 회관으로 놀러 나온다. 그래도 다른 마을에 비하면 우리 마을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단합이 잘 되는 편인 것 같아서 살맛난다고 말했다.


원금당마을회관 바로 앞에는 윤석환(65) 씨가 산다. 석환 씨는 젊은 시절 10년간 외지에 살며 여러 가지 일을 했다. 그러다 건강이 악화되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고향만큼 마음이 편한 곳이 또 어디 있겠나. 앞으로의 여생은 자연 속에서 물들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박스] 원금당마을은

운주면 금당리 원금당마을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원리, 옥배리, 궁동, 대궁동을 통폐합하여 금당리라 하였고 1935년 운주면에 편입되었다. 현재 마을에는 36가구, 68명의 주민들이 모여 살고 있으며 연령대는 60~70대가 가장 많고 아이가 있는 집은 두 가구다. 원금당마을은 본래 고산군 운동하면의 지역으로서 금당사가 있어 금당(쇠금 못당)’이라 불린다. 금당리 금당사지는 통일신라시대 절터로 과거에 승려가 많았으나 파평윤씨들에 의해 쫓겨났다고 전해진다. 사탑고적고寺塔古蹟攷에는 금당사가 천등산에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고산읍지高山邑誌에는 화재로 폐사되었다라고 전한다. 원금당마을 북쪽 마을길을 따라 100m가량 가면 도로의 남쪽에 넓은 대지가 형성되어 있는데 이곳이 금당사지이다. 현재 절의 구조와 현황, 범위 등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건물의 흔적이 일부 남아 있으며 이와 관련된 유물이 확인되고 있다. 원금당마을은 과거 파평윤씨 집성촌이었으나 현재는 이사를 가거나 고령화로 인구가 줄어 남은 가구가 몇 없지만 마을 뒷산에 제각이 남아있어 매년 10월 시제를 올리는 중이며 현 기준 윤석언(81) 어르신이 제사를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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