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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공동체] 구이중학교 오케스트라 2022-07-21

[웃어라 공동체] 구이중학교 오케스트라



우리가 한마음으로 만드는 하모니~ 한번 들어보실래요?


늦은 오후. 구이중학교(교장 최혜란) 교정에서 뮤지컬 맘마미아의 주제곡이 흘렀다. 50명이 훌쩍 넘어 보이는 학생들이 음악실에 모여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가 모두 어우러진 관현악 편성이었다. 음악은 여러 곡을 메들리 형식으로 이어붙인 Hooked On Classics로 진행됐다.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뮤직’, 거슈인 랩소드 인 블루’,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 차이코프스키 장엄 서곡 1812’ 등 귀에 익은 곡들이 들려왔다.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오케스트라 지원 사업을 통해 설립된 구이중학교 드림오케스트라는 올해까지 10년 동안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단원이 되는 조건은 간단한데 악기를 잘 다루건 다루지 못하건 구이중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그렇기에 전교생 99명 중 절반 이상인 53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특별한 점은 인근 구이초등학교 학생들도 단원으로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합주 지휘를 맡은 구자현 교사(본교 음악 교사)전공으로 배우는 게 아니면 다양한 악기를 접할 기회가 없는데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해보니 신기하고 즐거워하는 것 같다특히 구이초 학생 대부분이 구이중으로 진학하게 되니 장기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악기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습은 일주일에 2, 7명의 파트별 강사가 개별 지도를 맡아 진행하는데 주목할 점은 시작 당시 악보를 읽을 줄 몰랐던 학생들도 단 2, 3개월 만에 한 곡을 습득하여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구자현 교사는 지도하며 학생들의 빠른 습득력에 매번 놀라곤 한다. 그는 학생들은 특히 합주 시간을 매우 좋아한다. 여러 악기 중 각자 맡은 일부만 반복 연습하다 보니 지루했던 것도 합주 때만큼은 다른 악기와 어우러져 멜로디를 만들어낸다는 데 큰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다. 방심하면 곡이 무너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지 임하는 태도도 부쩍 달라진다. 연습량이 부족하다 생각되면 스스로 수업 전이나 점심시간 등에 틈틈이 연습한다. 이런 적극적인 마음가짐이 실력을 금세 쌓는 데 도움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드림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활동 중인 김지온(16) 군은 콘트라베이스를 맡고 있다. 연습할 때마다 하루가 다르게 곡이 완성돼가는 게 보여서 즐겁다. 앞으로도 기회만 된다면 꾸준히 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구이초등학교 하주원(13) 학생은 처음에는 중학교 형들이 키가 커서 무서웠는데, 자주 만나다 보니 금세 친해졌다. 배우는 데 어렵거나 힘든 것은 없다. 지금은 바이올린을 연주하지만 기회가 되면 첼로도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연습에는 뜻밖의 손님도 함께했다. 졸업생 국윤수(17) 군이 지난 3년간 단원으로 함께했던 추억을 회상하며 후배들의 합주를 구경하기 위해 모교를 방문한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이었는지 묻자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바람에 공연을 많이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합주하면서 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게 재밌고 행복한 순간으로 오래 마음속에 남을 것 같다. 후배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구자현 교사는 해가 지날수록 연주할 때 다들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인다. 꼭 훌륭한 연주자가 되기보다는 그저 음악을 즐기며 임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많은 시간이 지났을 때 옛날에 오케스트라 활동을 했었는데, 참 행복하고 좋았다며 살아가는 동안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좋은 추억의 한 페이지로 기록되길 바란다며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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