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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공동체] 화산애빵긋2021-11-12

[웃어라공동체] 화산애빵긋



서둘러 가다간 놓쳐요

한적한 시골길 옆 유기농 빵집


제품 모두 12시간 발효한 탕종빵
오후에는 거의 무인으로 운영


화산면 화평리의 시골길. 인기척도 없이 이따금 자동차만 지나가는 좁다란 길 한편, 뜻밖의 빵집이 있다. 켜켜이 쌓인 돌담 위로 놓인 빨간 지붕과 같은 색의 차양 아래 나무 문이 달려있는 건물. 자칫 서둘러 가다 보면 놓치기 쉬울 만큼 소박하고 아담한 크기의 빵집은 마치 원래부터 풍경 속의 일부인 듯이 자연스레 머무르며 조용히 고소한 향만을 풍기고 있었다.



화산애빵긋 최미경 대표가 갓구운 식빵을 들고 웃고 있다.


가게 맞은편에 걸린 “오늘도 화산애빵긋은 빵을 굽습니다”라고 적힌 알록달록한 현수막이 이곳을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실은 여기에 빵집이 있어요”라며 작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
이곳의 주인 최미경(49) 씨는 화산 주민 예술체험장이자 ‘완주한달살기’ 거점 공간 중 하나인 문화아지트빨래터의 대표직을 함께 맡고 있다. 화산으로 귀촌하기 전부터 2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제과·제빵 관련된 일을 해오던 그녀는 빨래터 옆 빈 공간에 제과점을 내기로 결심했고, 마침내 올해 3월 30일 ‘화산애빵긋’이라는 상호의 가게 문을 열게 되었다.
최 대표는 “화산을 사랑하고 화산에 와서 모두 빵긋 웃는 일만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이름을 지었다” 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만드는 제품은 모두 탕종빵이다. 탕종법(湯種法)이라는 방식으로 12시간 발효하여 만들어낸 쫄깃하고 부드러운 빵을 말하는 것인데, 이는 떡처럼 쫄깃한 식감과 동시에 부드럽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어 어르신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편이다. 그 밖에도 마늘 빵과 양파 빵 등 완주에서 무농약으로 생산되는 건강한 식재료를 활용하여 제품을 만들고 있다.
최 대표는 “저희 빵을 먹으면 다들 부드럽다고 이야기해주신다. 한 번은 대전에서 오신 손님이 빵을 드시고 가시더니, 나중에 지인을 모시고 재방문해 주셨다. 대전이 빵으로 워낙 유명한 도시인데, 왠지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괜스레 마음이 뿌듯했다”며 미소 지었다.
화산애빵긋은 개업 이후 약 6개월 만인 지난 9월에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었다. 빨래터 운영과 방과후교실 강사 활동에 더불어 각종 교육을 받는 일정까지 생기다 보니 오후 1시 이후부터는 거의 무인으로 가게를 운영해야 했다.



미경 씨는 “방문하는 손님마다 커피 기계 사용법을 알려드리고, 사람이 없을 때 읽고 해보실 수 있도록 안내문 또한 크게 붙여두었다. 바빠서 모험 삼아 시도한 일이었는데, 지금은 알아서 다들 커피 잘 내려 드시고, 돈통에 값을 지불하고 가신다. 으레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고 말했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일정에 체력적으로 고되고 힘은 들지만, 어려움은 없다는 미경 씨.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빵 종류가 생겨서 2주에 한 번씩 대전의 발효빵 공방에 가서 교육도 받는 중이다. 그는 “깜빠뉴나 치아바타와 같은 식사빵 종류를 만들려고 한다. 나도 제빵을 한지 꽤 됐지만, 그동안 케이크 디자인을 위주로 하다보니 다양한 종류의 빵을 만드는 것은 생소한 분야였다. 배움에는 정말 끝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근처 캠핑장에 놀러 오신 분들도 찾아와주시고, 먼 타지에서 와주시는 분들도 계시다. 최근에는 이금희 아나운서와 가수 이선희 씨, 배우 김영철 씨가 다녀갔다. 홍보도 거의 안 했는데, 몇 평도 안되는 이 작은 공간에 찾아와주심에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우리 공간이 다양한 사람들이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다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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