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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양성 소수다] 채식주의자2021-11-11

[문화다양성 소수다] 채식주의자


가치 소비로 차린 고통 없는 식탁

 

10여 년 새 채식인구 10배 증가

 

비건 김치, 비건 립스틱, 비건 가구. 최근 먹거리 산업을 비롯한 의류, 화장품, 생활용품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걸쳐 비건(Vegan)이라는 단어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비건은 동물성 식품의 섭취는 물론 동물성 제품과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 동물 관련 서비스를 일절 거부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과거에 소수의 취향으로 여겨졌고 유난스럽다는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환경, 동물권, 건강에 대한 가치가 점점 인정받고 이에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200815만 명에 불과했던 한국의 채식 인구도 지난해 기준 약 10배 증가했다. 이는 생선이나 유제품 등 특정 동물성 섭취를 허용하는 채식주의자들까지 모두 합친 규모이다. 더이상 비건과 베지테리언(Vegetarian)은 낯설지 않은 문화이며 하나의 선택지가 되었다.

 

* 비건(Vegan)과 베지테리언(Vegetarian)

비건을 우리말로 해석하면 완전 채식을 뜻한다. 육류, 생선 및 해산물, 유제품과 난류를 포함한 어떠한 동물성 식품도 섭취하지 않는 엄격한 채식 또는 채식인을 비건이라 한다. 베지테리언은 우리말로 해석하면 채식주의자이다. 따라서 베지테리언 모두가 비건인 것은 아니다. 베지테리언은 달걀, 유제품, 생선 및 어패류, 가금류 등을 먹는지 안 먹는지에 따라서 좀 더 다양하게 나뉜다.

 

채식으로 편식하는 이유

거리에 있는 나무들이 단풍 옷으로 갈아입는 계절. 경천면 경천리에 사는 김아리랑(49) 씨를 만났다. 이날 채식주의자인 그에게서 그동안 채식을 실천해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2009년도부터 채식을 시작했는데 그 계기는 다름 아닌 건강 때문이었다. 당시 김 씨는 올바른 식단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탐색했고 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 결심을 굳혔다.



김아리랑 씨는 그 무렵에 나온 MBC스페셜 목숨 걸고 편식하다에 나온 내용이 강력하게 다가왔다. 병원에서 치료가 어렵다고 판정받은 사람들이 채식을 시작하면서 점차 치유되는 걸 보면서 나 또한 내 건강과 아이들을 위해서 식단을 바꾸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2년 전에 채식을 시작한 그는 현재까지 식단을 유지 중이다. 또한 3년 전부터는 화식(불에 익힌 음식)이나 양념식을 배제하고 과일식을 하고 있다. 이는 흔히 프루테리언(Fruitarian)이라고도 불리며 과일을 주식으로 먹고 이밖에 견과류 등 생채식을 하는 것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채식 커뮤니티 안에서 끊임없이 이어져 온 논쟁들을 직접 경험해보고 판단해보고자 했다. 물론 처음부터 생채식이 몸에 맞았던 건 아니었고 초기에는 몸에서 수많은 거부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 6개월간 피부 트러블부터 시작해서 기력이 저하되는 현상 등이 나타났지만 점점 안정기에 다다랐고 긍정적인 변화도 보이기 시작했다.

아리랑 씨는 채식을 하는 사람들에게 영양소 섭취에 대한 논리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찾아보면 그에 반대되는 논리들도 많은데 말이다. 채식에 대해 평가를 하기 이전에 직접 실천해보고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99년도부터 쭉 요가를 해왔는데 생채식을 하고 나서부터는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 일상에서 몸이 늘 이완되어 있고 몸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루 한끼 채식챌린지 참여자들의 한 끼 인증사진.


요즘 아리랑 씨의 식탁에는 단감, 사과, 포도, 귤 같은 제철 과일이나 홍잣, 마른 대추가 올라간다. 이에 따라 그의 텃밭에는 앵두, 보리수, 산딸기, 블루베리 등 과일나무나 열매류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지난 8, 채식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자 하루 한 끼 채식챌린지를 열었고 이는 21일간 이뤄졌다. 이때 다섯 명의 사람들은 단체 메신저 대화방에 하루에 한 끼씩 채식을 실천한 사진을 공유했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식단을 인증하는 과정을 통해 식습관을 돌아보고 채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는 요즘 채식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는 건 반가운 소식이다. 채식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처음부터 완벽해지는 것보다는 한 끼부터 시작해보는 걸 추천한다. 또 본격적으로 바꾸고 싶다면 커뮤니티를 찾아서 ‘100일 프로젝트등을 함께 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토록 맛있는 채식수업

지난 94일과 1016일에 환경공동체 바오밥에서는 2회차에 걸쳐 채식요리 수업을 펼쳤다. 이는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이뤄진 프로그램으로 생활 속 채식이야기를 나누고 환경 영화를 함께 감상하는 시간이었다. 바오밥공동체는 기후위기 관련 책모임으로 시작해 환경보호 행사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들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문제와 떼놓을 수 없는 채식을 시도해보기로 한 것이다.




바오밥공동체가 진행한 채식요리수업 현장


공동체 대표 방선영(43) 씨는 사람들이 오로지 먹기 위해 사육하는 동물의 수가 과하게 많다. 이 때문에 사료를 만들기 위해 숲을 파괴하고 콩이나 옥수수를 재배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동물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강력한 온실가스다고 말했다. 한편 두 차례 채식수업에서는 두부 요리와 샐러드, 인도식 난을 이용한 핑거푸드 등을 만들었다. 수업은 만드는 법도 간단하고 무엇보다 맛있어서 참여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또한 이들은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채식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보고자 계획 중에 있다.

 

[box] 지역농산물 활용한 채소파이, 비건케이크 등 개발

지난 1013일 완주군은 완주신활력플러스 W푸드테라피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베이커리 개발 용역을 통해 베이커리 상품 10종을 개발했다. 이는 건강 기능성식품 시장의 성장 및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지역 농산물을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베이커리 상품을 마련한 것이다. 이중에는 완주에서 생산되는 당근, 단호박 등을 활용한 채소 케이크 4, 블랙베리, 멜론 등 제철 과일을 이용한 파이류 3, 기타 우리밀을 이용한 호밀빵 등이 있다. 또한 단백질 강화 제품부터 비건 케이크까지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나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힐 계획이다. 완주군청 먹거리정책과 유윤희 담당자는 이번에 개발된 제품들은 W푸드테라피센터를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센터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치유 식품들을 전시, 판매,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북혁신도시에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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