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기획특집

> 이달 완두콩 > 기획특집

[농업유산 봉동생강] 이용국 위원장2021-11-11

[농업유산 봉동생강] 이용국 위원장

 

천년 이어온 농업시스템 후대에 물려주는 게 우리 역할

 

완주봉동생강 전통농업시스템 보존위원회 이용국 위원장


지난 201912월 완주 생강 전통농업시스템이 제13국가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되었다. 청산도 구들장 논과 제주 밭담, 하동 전통차 농업 등의 뒤를 이어 전통성을 가진 농업 유산으로서 보전하고 전승할만한 가치를 인정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결실을 맺기까지는 2018년경 구성된 봉동생강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추진위원회의 역할이 컸다.

이용국(67) 위원장은 한국 자생 생강 최초 시배지인 봉동 지역이 점차 방치 또는 매몰되어 사라져가고 있는 상황을 보며, 생강 재배 농법과 오랫동안 자연 보관 가능한 온돌식 토굴 저장법을 보존하기 위해 농업유산 지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의견을 교류하고, 생강굴 전수조사와 주민 의견 수렴 등 최종 선정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였다.

등재 이후에는 ()완주생강전통농업시스템보존위원회를 결성했다. 여기에는 재배 농가뿐만 아니라 생강 농법에 관심 있는 사람 등 총 20여 명이 소속되어 있다. 비영리단체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회원 중 15명이 토종생강 재배면적 확대와 홍보 차원에서 공동경작단을 꾸렸다. 이 위원장은 단원들은 생강 재배를 위해 일부 보조금을 받기도 한다. 이를 사용해 각자 자신의 농지에서 991이상을 생강 농사로 짓도록 하고 있고, 연말에는 성과보고회도 계획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밭에서 온 생강자루를 줄에 매달아 굴 안으로 내려보내는 모습.


생강의 역사는 자그마치 1,0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문헌 자료에서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다. 1018년 고려 현종 때 전사한 장수의 가족들에게 생강을 하사한 기록이 있으며, 난중일기에도 이순신 장군이 삼례역참 판관에게 봉동 생강을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위 내용으로 미루어볼 때 생강이 하사품으로 나눠 줄 만큼 생산량이 확보되었다는 점, 우리나라가 생강 농업이 정착기에 접어들었다는 점 등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1600년 동의보감에 생강은 우리나라에서 오직 전주에서 생산’, 1871년 임하필기에는 전주의 생강으로 정과를 만드는데 그 맛이 천하일미라고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예로부터 봉동이 생강의 주요 생산지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록된 시기의 봉동읍은 전주부에 속해 있어 모두 전주 생강이라고 칭함)




위) 지하토굴로 내려가는 입구, 아래) 차곡차곡 쌓아올려진 생강 자루


수확한 생강은 추위에 썩지 않도록 15~18°C의 따뜻한 온도로 보관해야 한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온돌식 토굴 저장법이다. 현대에는 기술의 발달로 창고에서 일정한 온도로 쉽게 보관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집집마다 구들장 아래 생강 굴을 만들어 온돌의 열을 이용해 따뜻하게 보관했다. 이 방식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오직 봉동에서만 사용했다고 한다. 이용국 위원장은 다른 지역은 생강 저장기술이 없어서 겨울이면 모두 썩는 경우가 많았는데 우리 지역에서는 저장해두고 이듬해 수확하지 않는 철에 판매했다고 말했다.

오랜 역사를 이어온 봉동의 토종 생강과 이를 보관하는 생강굴을 보존하기 위해 결성된 이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지 물었다. 이용국 위원장은 올해는 그래도 생강이 잘 자란 편이지만 갈수록 온난화로 인해 평균기온이 상승하여 토종생강을 재배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온대 기후에서 잘 자라는 생강이지만 그럼에도 적정 온도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재배한 생강에서는 꽃대가 자라는 등 이전에 볼 수 없던 변화가 생겼다. 또 전에 없던 병들이 생겨나서 재배법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전문 연구사가 없으니 재배 방법에 대한 지도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최악의 경우 토종생강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하며 우리의 역할은 이러한 점을 보완해서 천 년을 이어온 전통농업 시스템을 후대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농업유산 봉동생강] 김선태박사 일문일답
다음글
[농업유산 봉동생강] 생산농가 이민철 씨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