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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양성 소수다] 건너세대 소통 프로젝트2021-10-13

[문화다양성 소수다] 건너세대 소통 프로젝트

건너세대 소통 프로젝트에 참가한 이예빈 양이 할아버지와 손깍지를 끼고 근육을 풀어주는 등 체조를 하고 있다.

 

우린 가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가족체조 만들며 세대문화 교류

 

손주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랑 짝을 지어볼까요? 짝꿍끼리 아는 노래를 정하고 노래에 맞춰서 둘만의 체조를 만들어 볼 거예요. 두 손을 높이 들어서 맞대기도 하고 뒤로 돌아서 하이파이브도 해보면서 창작해보고 앞으로 꾸준히 체조를 해봐요. 몸도 좋아지고 서로 더 친해질 수도 있어요.”

지난 924일 오후 4시 완주문화재단 커뮤니티실. 2021 무지개다리사업의 일환인 건너세대 소통 프로젝트가족체조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로 5회차를 맞이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들

은 익숙한 듯 둥글게 둘러앉아 구호에 맞춰서 동작을 따라 한다. 체조 수업을 맡은 유홍영 강사(극단 사다리 예술감독)와 프로젝트 담당자인 더문스페이스의 윤혜진 대표가 먼저 시범을 보인다. 시범을 본 할머니, 할아버지와 손주들은 각자 둘만의 체조, 둘만의 동작을 만들어낸다. 생각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자 여기저기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유홍영(62) 강사는 함께 움직이면 몸에 활력이 돌고 뇌가 건강해져요. 손끝부터 발끝까지 움직여가면서 감각을 일깨우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날 시니어 참가자 이후남(73), 곽병호(75) 부부는 손주 이한빈(13) , 이예빈(12) 양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병호 어르신은 딸이 먼저 권유해줘서 참여하게 됐는데 하길 잘했다. 손주들하고 직접 손으로 만지고 피부도 닿으면서 몸으로 교류하니까 친밀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평상시에도 씨름을 시켜주고 아이들 힘 길러주면서 노는 걸 좋아하는데 이렇게 전문적으로 놀이 방법도 배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아이들하고 재밌게 놀 수도 있고 저절로 유연성도 길러지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팀을 이뤄 각자 정한 노래에 맞춰 풍선을 이용해서 색다른 체조동작을 해본다.


몸의 움직임으로 감정을 소통하다

이날 체조 강연을 맡은 유홍영 강사는 33년 동안 어린이 교육연극으로 전국적인 활동을 벌여오면서 몸의 움직임을 공부하고 연구해 왔다. 아이들의 감각을 새롭게 일깨워주는 신체 활동과 교육적인 요소들을 결합해 노인 세대와 함께할 수 있는 체조 수업이 완성됐다.

유 강사는 요즘엔 서양권에서 동양권 교육, 특히 우리나라 전통교육에 관심을 갖는 추세이다. 옛 전통놀이나 사상들이 지혜롭고 정신적으로 풍성했기 때문이라며 동의보감에서는 사람의 몸을 천지, 우주 개념으로 바라보는 우수한 문화를 갖고 있다. 이런 것들을 가족 프로그램으로 연계해서 전승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옛날에는 한 집에 3대가 모여 살면서 손주들이 할아버지 아픈 곳도 만져주고 기운을 소통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사라졌다. 그래서 더더욱 이런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21 무지개다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건너세대 소통 프로젝트우리는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조부모 세대와 손주 세대를 의미하는 건너세대가 각 세대의 문화를 교류하고 차이를 다름으로 받아들여 이해하면서 건강한 가족문화를 만들어보고자 기획한 프로젝트다.

프로그램은 지난 4월 참여가족 모집으로 시작됐다. 서로가 궁금한 건너세대, 우리 가족만의 가족체조를 만들어보고 싶은 가족 등을 대상으로 모집했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이야기 나눠요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몸과 이야기, 그림, 놀이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던 다양한 놀이로 시작하여 현재는 동요를 바탕으로 노랫말을 만들고 단동십훈(한국 전통 육아법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곤지곤지, 잼잼, 도리도리 등 아이들의 인지를 발달시키는 10가지 놀이)을 바탕으로 한 쉽고 재미있는 체조 만들기 시간으로 이뤄지고 있다. 어릴 적 노인들의 놀이 방법 등을 조사하고 있다.

    


 

나의 조부모는요, 나의 손주는요

다음은 손녀 이예빈(12·고산초 5) 양이 본 나의 할아버지, 곽병호(75) 어르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의 할아버지는요

이름: 곽병호

나이: 몰라요. 대략 66

고향: 몰라요

지금 살고있는 곳: 전주

머리색깔: 검정색

머리모양: 대머리+머리카락은 머리에 ½

안경: 안경을 써요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 달달한 거

할아버지가 가장 멋있을 때: 커피 내릴 때

할아버지의 건강은: 건강함

할아버지에게 바라는 점: 더더욱 건강한 거

 

예빈 양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할아버지 얼굴을 그려봤다.

그림을 처음 그려봤는데 더 잘 그리려면 할아버지에 대해 다시 알아야 될 거 같다. 할아버지 얼굴을 더 많이 본 후 다음번에 더 잘 그리고 싶다.”

손녀가 할아버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것은 나이이다.

이름은 평소에 알고 있었는데 나이는 모른다. 할아버지 나이가 궁금해졌다. 전주에 사셔서 평소에 이야기를 많이 못 했는데 요새는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더 많이 한다. 할아버지가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어서 커피를 내릴 때 가장 멋있어 보인다. 하고 싶은 말은... 할아버지 사랑해!”

    



 

다음은 이정(12·초교 4)군이 바라본 조봉희(78) 할머니에 대한 모습이다.

나의 할머니는요

이름: 모름

나이: 몰라요. 60

고향: 모름

지금 살고있는 곳: 전주

머리색깔: 검정색

머리모양: 파마, 구레나룻

할머니가 해준 기억에 남는 음식: 계란볶음밥

할머니는 시간이 날 때 뭘 하시는지: 우리 할머니는 쉴틈이 없다

할머니의 건강은: 건강해요

할머니에게 바라는 점: 건강하시길 바란다

  

  

조봉희 어르신은 손자 정이 군이 자신에 대해 설명한 부분을 듣고 웃음 짓는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데 고산을 자주 왔다 갔다한다. 근데 왜 내 이름을 모른다 했지? 애가 평소에 나한테 조봉희 할머니라고 자주 부른다. 얘가 착각했나보다.(웃음)”

조 어르신은 한 달에도 몇 차례씩 딸네 가족이 있는 완주를 찾는다. 그는 체조 프로그램을 통해 손자와 더 가까워진 기분이다. “체조를 하고 나면 몸살 기운도 사라지는 것 같다. 손주랑 체조를 하면서 어깨동무도 하고 더 가까워졌는데 요새는 내 팔짱도 끼고 손도 잡고 그러려고 하더라.”

할머니, 할아버지, 손자, 손녀라는 이름으로 엮인 관계들. 프로젝트의 시작이 됐던 질문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는 우리는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더문스페이스 윤혜진 대표는 바쁜 맞벌이 시대 주변에 양육의 역할을 분담하는 조부모세대가 많지만 정작 손주와 함께하기도,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건너세대 소통 프로젝트는 나이듦문화세대차이에 대하여 조부모 세대와 손주 세대를 중심으로 가족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며 건강한 가족문화와 더불어 건강한 문화인식을 성장시키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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