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라공동체] 운주농촌유학센터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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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 잡고 멧돼지 흔적 찾으며
새로운 공부해요
도시에서 온 초중 아이들
일정 기간 머물며 농산촌 경험
지난 8월 말 운주농촌유학센터를 찾았을 때 교실에서는 오카리나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각기 다른 나이대의 학생들이 모두 스스럼없이 장난치며 악기를 다뤘다. 박은빈(10·경기도 고양시) 양은 “여기 온 지 8개월 정도 됐다. 친척이 완주에 살아서 이곳을 소개해줬다”며 “이곳에 오니 도시에 있을 때 하지 못했던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좋다. 이곳에 와서 꿈이 ‘이장님’으로 바뀌었다”고 웃었다.
운주농촌유학센터는 공공기관 주도로 설립된 최초의 농촌유학센터이다. 완주군이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 국비 사업 제안을 통해 2019년 국비 4억, 도비 1억 2,000만 원을 확보했고 2020년 11월 산내들희망캠프가 위탁운영을 맡으면서 문을 열었다.
센터에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아이들이 생활한다. 주로 서울, 대전, 고양시 등 대도시에서 온 아이들로 센터 인근의 운주초등학교와 운주중학교를 다니며 6개월 이상 농촌생활을 경험한다.
센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그야말로 다채로운 경험이다. 그중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 중 하나는 트레킹 및 캠핑 프로그램이다. 이곳에선 매월 1~2회 가량 트레킹을 하는데 방학 때는 설악산이나 지리산을 종주하는 일정이 있다. 실내외 캠핑 체험도 하고 숲 체험을 하거나 숲밧줄놀이 등을 하기도 한다.
탐험과 체험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시골 마을을 탐방하고 자연 관찰 체험, 전래놀이 등을 한다. 도시에서는 상상도 못할 멧돼지 흔적 찾기 등의 체험도 있다. 문현조(14·대전)군은 “도시에 있을 땐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등교를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활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가장 좋다”고 말했다.
학생들 개인 텃밭도 운영한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일련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단순히 수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수확한 먹거리를 활용한 식생활 교육도 한다.
센터는 음식을 직접 요리해보며 식문화를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매월 두 차례 요리교실을 진행해 창의력과 정서발달 및 탐구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그 외 강사를 초청해 매월 음악수업과 미술수업을 진행한다. 운주농촌유학센터 서민호 팀장은 “부모님들이 간혹 이곳에 온 이후로 자녀들이 학교 생활이나 공부에 흥미를 붙이게 된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또 단체 생활을 하다 보니 제멋대로 살던 아이가 변했다고 좋아하신다”고 웃었다.
센터는 아이들의 주도적인 생활 방식을 고집한다. 생활 시간표 하나를 짜는 것도 어른이 시키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직접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서 팀장은 “함께 모여서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일어날지, 공부와 숙제는 몇 시에 할지 본인들끼리 회의를 거쳐 정한다. 아이들의 집과 같은 곳이기 때문에 자주적으로 정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운주농촌유학센터의 교육철학은 ‘건강한 삶을 꿈꾸며 살아가는 아이,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아이, 주변의 소중함을 배워가는 아이’이다. 서 팀장은 “아이들이 그저 악기를 하나쯤 다룰 줄 알고, 자기 스스로 운동을 하며 몸을 가꿀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이들이 이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존재한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가 우리가 꿈꾸는 아이들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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