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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13] 살림살이2021-07-13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13] 살림살이

살림살이

 

살아간다는 것은 몸을 돌보고 마음을 살피고 관계를 살리는 일들을 매일 같이 하고있다는 것이 아닐까. 평범해 보일지라도 온 우주를 담고 있는 살림처럼 말이다.

전원에서의 삶과 더불어 반복되는 일상의 행위와 순간들이 나를 살게한다. 이전에는 몰랐던 낭만으로 가득찬 시골살이는 어려서부터 엄마가 보여주셨던 장보고 요리하고 먹고 치우는 일련의 시간들과 맞닿아있다. 부모님이 가정을 살림하느라 부단히 애를 쓰고 노력하셨던 순간들을 독립을 하고 주체적으로 살아보고 나서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경천으로 이사오기 전까지 외부세계에 관심과 호기심이 많았던 나는 모험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이었다. 여행을 좋아해 세계적으로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고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들을 추구했으며 배낭하나 메고 겁도없이 돌아다녔다. 가끔은 감당하지 못할 일을 벌이기도 했으며 수습하느라 애를 먹은 적도 있다. 끊임없이 꿈을 꾸고, 관계를 맺고 외부세계와 연결되는 일들이 내 삶의 원천이자 활력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변화하듯 사람도 변하나보다. 여행이 아닌 자연에서의 삶은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그리고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살아가는 짝꿍 덕분에 지금, 여기에 집중 할 수 있게 되었다. 집안보다 집밖의 활동에 관심이 많던 나와 달리 청소와 정리를 미덕으로 삼는 짝꿍과 함께 살림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엄마가 매일같이 하던 집안의 일! 누구보다 가족이 알아봐주고 소소한 기쁨이 있는 일상의 일 말이다.

 

살림은 대개 벌이거나 마무리 짓는 일로 볼 수 있다. 아무래도 나는 벌이는 일 전문가이지만 요즘에는 청소와 정리 같은 마무리에 관심을 두고 있다. 어찌보면 매일 그 모습이 그 모습이라 일한 티는 잘 안나는 것 같지만 한결같이 정돈된 집! 그것이 살림의 연속성이지 않을까. 어디선가 집이라는 공간은 우리의 몸을 담고 있는 그릇과 같아서 집안을 깨끗이 할 때 몸도 정화된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유요법이 있다면 그것은 살림일 것이다.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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