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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공동체 벼농사두레] 손모내기 한 림보책방팀2021-06-17

[농사공동체 벼농사두레] 손모내기 한 림보책방팀


여럿이 같은 속도로

이런 게 진정한 손맛

 

손모내기 한 림보책방팀

 

지난 13일 오전 7,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이른 아침. 고산 어우리 떼밭쟁이 골짜기가 청년들 목소리로 떠들썩하다. 림보책방의 손모내기를 돕기 위해 이곳저곳에서 달려온 청년들이다. 날씨도 도우려는 듯 며칠 내 그늘 하나 없이 무더운 여름이 이어지더니 이날만큼은 햇빛도 없이 서늘했다.

벼농사두레 림보책방팀 윤지은(33) 씨와 홍미진(34) , 이수민(25) 씨는 올해가 두 번째 모내기이다. 이들은 재작년 벼농사두레의 준회원이 돼 다른 회원들의 농사 일손을 돕는 것부터 시작했다.

미진 씨는 물론 그렇게 생각 안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시골에 살려면 농사 한 번쯤 지어보는 경험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나중에 안 짓더라도 농사를 짓는 일련의 과정을 함께 하며 힘을 보태고 싶었다. 그렇게 벼농사두레도 처음에는 일손이라도 도울까 싶어 참여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직접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네 마지기로 첫 벼농사에 도전한 이들은 올해는 그 반절인 두 마지기만 짓는다. 수확했을 때 팔지 않는 이상 나누더라도 쌀이 남을 것 같기 때문이다. 적정선을 찾아가는 중이라는 이들은 내년에는 한 마지기를 계획하고 있다.







요즘 벼농사는 대부분 기계로 하는데 이들은 손모내기를 한다. 고되지만 손모내기를 하는 청년들의 얼굴에 즐거움이 가득했다. 이들은 모를 심기에 앞서 물꼬를 터 가둬두었던 물의 양을 조절했다.

물이 찰방찰방한 높이로 땅이 살짝 보이도록 맞추면 알맞다. 양 끝에 못줄을 단단히 고정하고 일렬로 서서 같은 속도로 모를 심기 시작했다. 한 줄에 정확히 모를 다 심어야 다음 줄로 이동하기 때문에 누군가 빠르다고 먼저 갈 수도 없고 힘들다고 늦게 갈 수도 없다. 여럿이 합심하여 같은 속도로 맞춰 나가니 이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모가 반듯하게 서 있다.

미진 씨는사람이 직접 모를 심으면 땅에 흐름에 맞게 정확히 꽂을 수 있어 좋다. 기계를 쓰면, 기계 일정에 우리를 맞춰야 하는데 손모내기는 우리 일정만 맞추면 되고 우리의 속도로 진행할 수 있다무엇보다 여럿이 모여 농사짓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었다. 기계가 논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재미없게 있고 싶진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확한 쌀로 떡을 만들어 노인복지센터에 나눔을 했다는 림보책방팀. 올해 수확한 쌀은 평소 고마웠던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날씨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은 씨는 지난해는 비가 많이 와 수확량이 좋지 않았다. 모판이 물길에 떠내려가는 것도 목격했다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농사인만큼 올해는 날씨가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부디 수확이 잘 되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나눠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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