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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공동체 벼농사두레] 박대선-장현진 씨 가족 2021-06-17

[농사공동체 벼농사두레] 박대선-장현진 씨 가족

아이들 위한 논놀이터로 시작

올해는 욕심내 500평 농사

 

박대선-장현진 씨 가족

지난해 게으른 농부상 받아

 

박대선(44), 장현진(44) 부부는 올해 두 번째 모내기이다. 지난해 1.5마지기(991.7m2)로 친환경 우렁이농법을 활용한 첫 벼농사에 도전했고 올해는 조금 더 욕심낸 2.5마지기(1,652.8m2) 농사를 짓는다. 농사에 인연이 없던 부부가 벼농사두레에 참여하게 된 것은 어쩌면 세 자녀를 위한 새로운 경험 때문이었다.

가을에 논에서 메뚜기를 잡으며 아이들과 놀기 위해 시작했다. 300평의 논 놀이터가 생긴다는 생각으로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지난 2011년 완주로 내려온 부부는 삼례에서 줄곧 살다 4년 전 고산에 정착했다. 일을 하고 자녀를 키우느라 집 밖 사정에는 신경을 못 썼지만 아이들이 조금 크고 나니 동네에 관심이 생겼다. 자연스레 벼농사두레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이들도 동참하게 됐다.

고산지역의 사람들이 여러가지 뜻 있는 걸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저희도 참여하게 됐다. 이 모임이 여러 명이 함께하기 때문에 농사에 대해 잘 모르는 저희는 오라고 하면 오고 모판 나르라면 나르는 중이다.(웃음) 동네에서 여러 명과 함께 밥을 먹고 땀을 흘리며 아이들도 노는 그런 분위기가 좋았다.”

벼농사두레 모임 중에도 작은 소모임들이 있는데 부부는 그중 쌀 막걸리를 만드는 활동을 한다. 젊은이들이 모여 쌀을 찌고 만지며 막걸리를 만드는 그 과정과 시간이 또 다른 재미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벼농사두레 모임에 참여하면서 고산지역 사람들과 친해지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농사는 농사꾼이 지어야 하는데 우리는 농사꾼 축에도 못 드는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인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농사를 짓고 있다.”




부부는 지난해 농사를 지어 쌀 20kg 9개 분량의 수확을 얻었다. 지난해 비가 많이 와서 평년대비 수확량이 적었다고는 하지만 부부는 그래도 망한농사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5인 가족이 1년 동안 충분히 먹고 남을 정도의 양은 나왔다. 수확한 쌀로 매일 밥을 지어 먹는데 밥 한 공기를 대할 때마다 마음이 괜히 더 좋다. 아이들도 건강한 쌀로 밥을 지어 맛있고 이 쌀이 귀한 것이라는 걸 자연스레 아는 것 같다.”

아이들을 위해 시작한 농사인 만큼 아이들은 반응은 어땠을지 궁금했다.

모내기 때 논에 물을 많이 채웠는데 그 물이 깨끗했다. 애들이 논을 풀장 삼아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논 머드팩을 하며 옷을 다 버리고 신나게 놀았다. 요즘 같은 시대에 논바닥에서 누가 구르면서 놀겠나. 아이들이 커서 본인이 어릴 때 논바닥에서 놀아본 추억들을 떠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 박찬영(11, 삼우초4) 군은 엄마, 아빠가 농사를 짓는 논에서 동생들은 흙을 묻히며 놀았고 저는 장화 신고 들어가서 발을 담그며 놀았다. 재미있었다. 밥을 먹을 때 엄마, 아빠가 한 톨도 남기지 말라고 하신다며 웃었다.

지난해 벼농사두레에서 게으른 농부상을 받았다는 부부. 이들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우리처럼 게으른 사람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며 웃는다.

우리가 모임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6월에는 논농사에서 가장 바쁜 시기이다. 지난해에는 비가 많이 왔고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함께할 사람들이 있어 든든하다. 첫 농사 때는 부모님들께만 쌀을 조금 나눠드렸는데 올해는 조금 더 수확량을 늘려 좋은 쌀을 주변에 나눠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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