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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로컬푸드 벌써 10년] 유기농 자매농부 이양순·진순 씨2021-02-09

[완주로컬푸드 벌써 10년] 유기농 자매농부 이양순·진순 씨


“처음엔 이게 될까 했는데, 되네요"


용진 부평마을에서 유기농으로 채소를 재배하고 있는 이양순(69), 이진순(58) 자매농부를 만난 건 오후 3시 무렵. 흐렸으나 따뜻한 날이었다. 이들은 2012년부터 로컬푸드와 함께했고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출하를 해오고 있다. 자매는 매일 하우스에 가서 쉴 틈 없이 일하고 있는데 언니 양순 씨는 “아침에 별 보면서 하우스로 출근하고 밤에도 별 보면서 집에 들어간다”며 웃었다.

■ 하루에도 서너 번씩 직매장 오가

두 자매는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을 해왔다. 마을 잔치가 열리는 날에도 농사에 집중할 정도로 소문난 일꾼들이다. 이들은 채소를 재배 하면서 신선함을 제일 중요시하고 ‘당일 수확, 당일 출하’를 원칙으로 삼는다. 또 마침 용진 로컬 푸드 직매장과 가깝게 살고 있어 하루 3~4번 정도 매장을 찾는다.



“새벽 4시에 채소들을 따놓고 다시 9시쯤에 나와서 포장 작업을 해요. 제가 못 딴 건 동생이 마저 하고 매장까지 가져다 놓는 것도 동생이 주로 해요.”

수확부터 선별, 포장, 출하까지 직접 하다 보니 수고스럽지만 이들은 로컬푸드에 고마움을 표한다. 이전에는 도매시장에 20kg씩 내다 팔았는데 지금은 소분해서 팔고 있어서 그때그때 물건을 낼 수 있어 좋다고.

“처음엔 이게 팔릴까 궁금했는데 팔리더라고요. 약강(도매시장)에 낼 때는 흠집 안 나는 것들만 대량으로 팔아야 해서 못 파는 게 많았는데 지금은 바로 바로 나가서 좋아요. 로컬푸드가 우리 서민들을 살린 거나 다름없어요.”



포장 작업을 하던 동생 진순 씨가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며 무언가 확인하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로컬푸드 직매장 매대에 물건이 얼마나 남았는지 보고 출하할 수량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이거(휴대폰) 없었으면 수시로 재고 파악하기가 어려우니까 더 비효율적이었겠죠. 이렇게 되고 나서 우리 농민들 입장에서는 훨씬 편해졌어요.”


■ 97년부터 시작한 친환경 농업

사회에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농 채소가 점점 인기를 얻고 있는 요즘. 남들보다 일찍이 친환경에 관심을 뒀던 양순 씨는 1997년에 무농약 토지 관련 신고필증을 받았다. 그는 몇 년간 교육을 받고 절차를 밟은 뒤, 2003년에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원래부터 비료나 농약을 준 채소를 잘 안 먹었어요. 근데 우리가 안 먹는 음식을 다른 사람들한테 팔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인지 유기농 교육이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아요. 농약 대신에 쌀겨를 방아 찧어 갈아놓고 발효시키면 친환경 발효제가 되더라고요.”

장점이 많은 친환경이지만, 비료나 농약을 쓸 수 없어 많은 고역을 겪기도 한다. 여름철에는 벌레가 많아 채소 농사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유기농은 고생에 비하면 돈을 많이 받는 편이 아니에요. 오히려 벌레 먹어서 못 파는 게 더 많아지니까 손해일 때가 있죠. 또 7~8년 전이나 지금이나 채소 값은 거의 똑같은데 자재비는 다 올라가지고 남는 게 없어요. 농사꾼들은 그냥 계절 마다 농사지은 걸로 생활하는 거예요.”



비록 농사로 큰 수익은 못 얻더라도 소비자들에게서 힘을 얻는다는 양순 씨. 그가 꾸준히 친환경을 고집할 수 있었던 버팀목이기도 하다.

“매장에서 우연히 사람들이 이양순 채소가 맛있다고 말한 걸 들을 때가 있어요.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더라고요. 앞으로도 농사도 짓고 로컬푸드와 함께하고 싶어요. 집에 우두커니 앉아있으면 뭐하겠어요.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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