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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공공] 북큐레이터가 된 '엄마의 방학'2020-10-15

[메이드 인 공공] 북큐레이터가 된 '엄마의 방학'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가 오는 12월까지 문화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인 '2020 메이드 인공공'을 추진 중이다. 지역의 문제를 공동체 활동에 담아내고 공동체 스스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은 단계에 따라 준비형과 성장형, 두 유형으로 진행된다. 먼저 소규모 모임 위주인 '문화공동체 준비형'은 공동체 형성의 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문화적 사업실험과 역량강화 활동을 지원하며 '문화공동체 성장형'은 지역문제의 문화적 해결을 위한 공동체 문화사업을 지원한다.

이번호에서는 '메이드 인 공공' 사업을 통해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공동체들을 만나봤다.



육아서가 아닌 나의 책소개해 봄

 

최근 고산 잡화점 베르에

엄마의 신비한 책방코너 열어

 

고산 읍내 길목에 때 아닌 봄이 왔다. 105일 문을 연 ‘bereu(베르)’는 문구도 팔고 책도 파는 잡화점이자 책방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하면서도 소박하게 꾸며진 공간이 정감가고 편안하다. 베르의 주인 소유진(42)씨는 베르는 라틴어로 이라는 뜻이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의미에서 베르라고 이름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 있는 물건들은 어느 하나 그냥 놓이는 법이 없다.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 쪽지와 그림들이 날마다 채워지고, 판매중인 문구류 중에서는 유진 씨가 직접 디자인한 메모지와 스티커도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는 19일부터 문을 여는 엄마의 신비한 책방이라는 코너이다. 이 책방은 공동체 엄마의방학회원 5명이 북큐레이터가 되어 책을 추천하는 코너이다. 엄마의방학 김지영 대표는 우리와 같은 엄마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나 함께 읽고 싶은 책을 큐레이션 해서 5개의 책장에 소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산에 새로 문을 연 잡화점 '베르'는 공동체 '엄마의 방학' 회원들이 책을 소개하는 코너 '엄마의 신비한 책방'을 운영 중이다


엄마의방학은 자녀들의 학교 학부모들이 모인 책 모임에서 시작해 지난 2018년도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엄마였고, 또 다른 공통점은 엄마이지만 나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4명의 작은 모임에서 시작해 현재는 15명의 엄마들이 활동한다. 특이한 것은 완주 뿐 아니라 과거 다른 프로그램으로 인연을 맺은 서울, 대전 등의 엄마들도 함께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차례씩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완주미디어센터에서 영화로 만나는 여성의 감정이라는 제목으로 안토니아스라인, 82년생 김지영 등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를 함께 보기도 했고, 엄마의 마음을 글로 써보는 경험도 했다. 최근에는 엄마의 마음 들여다보기를 에니어그램(Enneagram)을 통해 공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엄마의 마음을 글로 써내려가면서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에니어그램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있다아리송협동조합을 통해 내 몸에 대한 이야기를 공부하기도 했다. 공동체 살림에서 쓰레기, 환경과 관련된 이야기도 공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있어 베르의 공간은 특별하다. 베르는 주인장 유진 씨 개인의 공간이자 엄마의방학이 공유하는 공간이다. 자신들을 위한 공간을 찾기 어려웠던 엄마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고, 유진 씨에게도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다. 유진 씨는 일을 그만두고 엄마의방학 활동을 하면서 지원 사업을 통해 8명의 엄마들이 함께 책을 냈었다. 가보지 않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일러스트를 배워서 직접 메모지를 만들고 그것이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지를 상상해서 썼다. 그 한 페이지를 쓰고 나니 나 정말 해보고 싶어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자리하는 것.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엄마들의 새로운 모습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

김 대표는 “‘엄마의 책방을 키워드로 저희가 그랬던 것처럼 교육서·육아서 외에 나의 책을 만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책을 고르고 있다. 저희가 쓴 글들을 저작물로 만드는 작업도 생각한다. 먼저 엄마가 된 언니들의 응원과 위로가 잘 전해졌으면 한다며 웃었다.

 


bereu_(문구·독립서점)

-영업시간: 09:00~18:00 (매주 일요일 휴무)

-주소: 완주군 고산면 읍내113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bereu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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