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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목 이웃사촌] 김보덕 할머니와 딸 김하늘 씨2020-09-14

[다리목 이웃사촌] 김보덕 할머니와 딸 김하늘 씨

직접 담근 된장과 청국장을 판매하는 김보덕-김하는 모녀가 된장항아리를 살펴보고 있다


모녀가 이뤄낸 기적 같은 삶

 

엄마는 41세에 치매

딸은 33세에 암 판정 후 극복

엄마 고향 정착해 된장-청국장 판매

"건강이 제일… 체험장 운영이 목표"

 

지난 3일 오전, 시내버스 807번 종점인 다리목 정류장 옆. 천사 날개 벽화가 그려진 집 하나가 있었다. 이곳은 다리목마을이 고향인 김보덕(73)할머니와 딸 김하늘(46)씨 가족이 함께 사는 집이다. 보덕 할머니는 좀 전에 수확한 호박을 한 아름 품에 안고 집 앞 요양원으로 향했다. “점심 때 다 돼서 이것 좀 수녀님한테 갖다 주려고요.”

마을에서 인정 많기로 소문난 보덕 할머니는 평소에도 요양원에 채소를 갖다 주고 이웃에게 김치나 반찬 등을 나눠준다. 모녀는 함께 된장과 청국장을 만들어 팔고 있다. 하늘 씨는 마당 한편에 놓인 장독대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해마다 김장 끝나고 나서 된장을 담가요. 엄마가 콩을 잘 삶아주셔서 맛이 좋아요. 한 번 할 때 두 가마니 정도 하는데 지인들 위주로 알음알음해서 팔고 있어요.”

산자락 아래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두 모녀에게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보덕 할머니는 마흔하나에 치매 4급 판정을 받아 누군가의 보살핌을 필요로 했다. 육남매 중 둘째딸 하늘 씨가 그 옆을 지켰다. 용진에서 전주로, 또 서울로 집을 옮겨 다니는 동안 늘 함께 했던 것이다.

엄마 건강도 돌봐줘야 하는데 저한테도 시련이 찾아왔어요. 제 나이 서른셋에 암 판정을 받았거든요. 그때 병원에서 저한테 남은 시간이 3개월 정도라 말했어요.”

병원에서 절망적인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하늘 씨는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기적이 눈앞에 펼쳐졌다. 항암치료 두 번, 투병생활 12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은 것이다.

암 판정 3주 뒤에 다른 곳으로 전이돼서 총 세 가지 암에 걸렸거든요. 근데 모두 완치됐으니 병원에서도 거의 기적이라고 했어요.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했죠. 그러고 나서 서른여덟 때 결혼하고, 마흔 하나에 건강한 아이를 낳았어요. 또 하나의 기적인거죠.”

엄마가 나고 자란 이곳에 정착한지 어느덧 10년째인 하늘 씨는 앞으로 공방을 차릴 계획이다.

“6년 전에 전주시내에 공방을 차렸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애가 생겨서 일을 접었거든요. 이제는 아이도 좀 컸으니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다시 시작해보려고요.”


모녀가 직접 담근 된장과 간장이다



하늘 씨의 목표는 집 안에 다양한 체험장을 만드는 것이다. 공방에서 도자기를 만들고, 마당에서 야생화를 체험하는 공간. 소소하면서도 큰 꿈을 가진 하늘 씨에게 가장 이루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물었다.

더 바랄 것도 없어요. 가족들과 건강하게,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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