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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소식] 핸드메이드 내 인생2020-06-12

[마을소식] 핸드메이드 내 인생


뚝딱뚝딱 모든 물건이 핸드메이드

학동마을 맥가이버 김건웅씨 황토집부터 빈터까지 재탄생

 

소양면 위봉사를 지나 오른편으로 들어서면 시냇물이 흐르는 아담한 학동마을이 있다. 이곳에는 두 손으로 모든 것을 만들며 재미나게 사는 김건웅(73)씨가 산다.

그는 모든 물건을 직접 손으로 만들어내는 만능 맥가이버다. 폐가 직전의 집을 적은 가격에 구입해 벽에 황토를 바르고 다듬고 구들을 놓아서 흔히 시골 고향에서나 볼법한 멋진 황토집을 완성했다. 심지어 난방비도 들지 않는다. 나무가 필요하면 자전거를 타고 산에 올라가 버려진 나무를 모아오면 된다.

그는 다양한 종류의 닭도 키운다. 칠면조, 청계, 오골계, 토종닭 등. 닭들이 낳은 계란은 산에서 캔 약초를 다린 약초물과 알음알음 판매하며 틈틈이 용돈벌이를 한다.

그의 집 싱크대에도 특별한 비밀이 있다. 버려진 폐자재로 직접 만든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싱크대이기 때문이다. 어쩜 이렇게 솜씨가 좋은지 모르겠다.

뿐만 아니라 신발장과 공구함, 댓돌도 모두 그가 만든 것이다. 건웅씨의 집은 오로지 그의 손을 거친 것들 뿐이다.




버려진 땅도 그의 손을 거치면 농작물이 쑥쑥 크는 땅으로 변한다. 마을에서 쓰지 않는 버려진 곳을 텃밭으로 가꾸더니 지금은 그곳에서 상추, 고구마, 감자 등 농작물이 자란다.

건웅씨의 집엔 약초도 가득하다. 그래서 닭도 약초 끓이는 물을 주고 있다.

그는 자소라는 식물은 깻잎과의 잎채소인데 잎을 따서 삶으면 분홍빛이 난다. 자소 삶은 물을 마시면 독소가 제거되고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게 하는 몸에 좋은 약초다. 또한 간장에 부으면 간장위에 하얗게 뜨는 곰팡이가 제거되는 효능도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한 달 생활비를 물으니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다. 50만원이란다. 그 돈이면 생활이 가능하다고. 그렇다고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교회나 마을 봉사도 다닌다. 교회 화장실은 그가 재능기부로 직접 짓은 것이기도 하다.

쉽게 물건을 사고 버리는 사회다. 이런 사회에서 버려진 것을 재활용하고, 이를 재탄생시키는 사람을 보니 어쩐지 닮고 싶어졌다. 쓸모를 재탄생시키는 것이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모습과 겹쳐 보이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허진숙 마을기자(용진읍 원주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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