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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기 좋은 날] 임전마을 강신종 어르신2020-06-11

[농사짓기 좋은 날] 임전마을 강신종 어르신


 

죽을때 까지 농부, 손가락 굳은살이 농부 이력서


혼자서 3000평에 벼-마늘-양파 이모작

"열여덟부터 지어온 농사가 이젠 인생"

 

2일 오후 화산 임전마을. 한 농부가 마늘밭에서 트랙터를 몰다 하늘이 어둑어둑해지고 빗방울이 떨어지자, 그제서야 집에 갈 채비를 한다. 마을서 나고 자란 강신종(74) 어르신은 열 살 때부터 부모 밑에서 농사지었다며 웃었다. 따져보면 농사경력만 60여년. 그의 손가락에 새겨진 굳은살이 지난 세월을 설명해주는 듯 했다.


트랙터에 마늘을 한 가득 싣고 집으로 향하는 강신종 어르신. 그의 집 앞에는 소 네 마리가 있는 축사와 그 위엔 건조장이 있다. 부지런한 성격을 말해주듯 축사에서 악취가 나지 않았다. 자주 관리해준 덕분에 소들의 오물이 묻지 않았고 털 또한 깨끗했다. 건조장에는 그동안 수확한 마늘이 보관되어 있었는데, 잘 말린 마늘을 20kg씩 묶어서 화산농협에 내다 판다. 밭과 집을 오가며 온종일 쉴 틈 없이 바쁘다.



이모작 농사를 짓고 있는 강신종 어르신이 트랙터에 마늘을 한 가득 싣고 집으로 향하고 있다.


중학교 졸업하고 열여덟 즈음에 바로 농사짓기 시작했어요. 나이가 들어 노쇠해진 아버지 대신해서 일한 거죠 뭐. 그때는 벼농사를 지었는데 산에 가서 풀을 베어 섞어가지고 비료로 만들어 썼어요.”

그의 맏형은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갔지만 신종 어르신은 그러지 못 했다. 남은 식구들을 책임지기 위해서였다. 희생이라 생각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겼다. 이렇듯 가족들을 잘 챙기고 착실하기로 소문난 신종 어르신은 중매로 아내를 만났다. 같은 교회에 다녔던 아내의 고모 주선으로 혼인이 이뤄졌다고.


시골에서 농사만 짓다가 군산에 사는 도시 여자를 만났어요. 나보다 열 살 어린 미인이었어요. 손에 흙 한 번 안 묻혀본 사람이 여기로 와가지고 꽤나 고생했죠.”

3년 전에 먼저 떠나보낸 아내를 떠올리며 한숨을 푹 쉬는 어르신. 아내의 빈자리가 허전해설까 더욱이 바쁘게 움직인다. 혼자서 3000평 남짓한 땅을 이모작으로 벼농사를 비롯해 마늘과 양파를 기른다고.

이제는 일을 좀 덜어낼 법도 하지만 어르신의 생각은 다르다. 요즘 같은 ‘100세 시대에 많은 앞날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농사는 죽을 때까지 할 거예요. 이걸 계속 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요. 모든 식물이 자라는 건 사람인생과도 같기 때문에 언제나 함께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box] 농사비결이 궁금하다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농사가 걱정인 농부들. 천재지변은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도 없거니와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는 게 농사다. 60여 년 간 농사의 길을 걸어 온 강신종 어르신에게 본인만의 비결을 들어보자.

농사를 잘 짓는 비결이라면 논과 밭에 자주 찾아가 봐야한다는 거예요. 직접 가서 살펴보고 작물이 원하는 것을 준비 해줘야하죠. 짐승이나 사람이나 똑같이 보면 알 수 있어요. 파릇파릇하면 건강한 거고 시들하면 병들은 거예요.”

혹여나 농사에 실패했더라도 낙심하지 말자. 슬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다잡고 다음 농사가 잘 되길 바랄 수밖에. 어르신의 조언을 되새겨보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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