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라 공동체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웃어라 공동체

> 이달 완두콩 > 웃어라 공동체

[웃어라 공동체] 다리목마을에는 우애좋은 삼형제가 산다2020-05-12

[웃어라 공동체] 다리목마을에는 우애좋은 삼형제가 산다

한동네에서 함께 나이먹는 삼형제의 웃음속에 어린아이의 해맑은 모습이 숨어 있다.


화내는 일 없는 맏형

일찍이 부인 떠나보내고 홀로 자식들 키워낸 둘째

오토바이 외출 즐기며 취미생활 즐기는 셋째


한마을 사니

외로울새 없어

 

삼형제가 같은 동네에 사니 이웃들도 부러워하죠.”

완주군 해월리 다리목마을에 가면 박씨 삼형제를 만날 수 있다. 한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서 평생을 곁에 두고 우애있게 살아가는 삼형제다.

삼형제 중 가장 맏형은 박장춘(92) 할아버지다. 그는 이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여섯명의 자녀를 길렀다. 구십이 넘은 나이에도 마을에서 조금씩 농사를 지으며 산나물을 캐신다. 술도 마시지 않고 산나물 위주 식단의 간소한 식사를 하시며 늘 걷기 운동을 하신다. 그것이 장춘 할아버지의 건강 비법인 것 같다. 절대 화내는 법이 없으시고 느리게 천천히 모든 일을 하신다. 요새는 마당의 풀을 뽑고 쉬는 일을 반복해서 하루를 보내신다.

둘째 박남춘(83) 할아버지는 22녀를 낳았다. 일찍이 암으로 부인을 떠나보내고 홀로 자녀를 키워내셨다. 지금은 혼자 사시며 가끔 큰딸이 오고가며 반찬을 해드리곤 한다. 평소에는 이웃들과 막걸리 한잔씩 하면서 동네소식을 전하며 우정도 쌓으신다. 고추밭과 마늘밭도 가꾸시지만 무리하게 일은 하지 않으시고 주로 동네 산책을 하신다. 젊을 때는 한지를 만드는 일도 하셨다.

셋째 동춘(78) 할아버지는 오토바이가 있어서 외출을 자주 하신다. 이웃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자신의 취미로 일상을 보내신다.

이렇듯 같은 듯 다른 삼형제가 한 마을에 살면서 서로 어려운 일이나 좋은 일이 있으면 함께하신다. 오고가며 수시로 안부를 묻고 옛날 이야기도 하며 세월을 보내는 삼형제는 자녀들이 같이 살지 않지만 결코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오순도순 의지하는 그 모습이 바라보는 사람에게까지 참 보기 좋고 정답다.

남춘 할아버지는 우리는 바로 옆에 사니까 누가 몸이 아프거나 무슨 일이 있다 하면 바로 알 수 있어서 참 좋다. 동네 사람들도 형제들이 다 건강히 오래살고 한 부락에서 사니 부러워한다. 우리 각자 집이 100m, 150m 정도 떨어져 있다. 외딴집도 아니고 삼형제가 같이 사니 외로운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삼형제는 유독 우애가 좋다. 어릴 때도 그랬고 지금도 싸우는 일이 없다. 그 비결을 물었더니 남춘 할아버지가 아주 쉽다는 듯이 말씀하신다. 그는 부모님 살아계실 적엔 다 같이 한집에 살았으니까 더 안 싸웠다. 우리는 서로를 믿고 불만이 없다. 동생이 형 말을 잘 들으면 싸울 일이 없다. 그게 비법이라고 말했다.

세 할아버지가 카메라 앞에 섰다. 세월이 지나간 얼굴에는 어릴 적 싸우기도 하고 장난도 치던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 숨어 있다. 한 마을에서 평생을 살며 함께 늙어가는 모습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에겐 큰 행운인 것 같다. 세분 모두 오래토록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허진숙 마을기자(용진읍 원주아파트)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로컬푸드 食이야기] ⑮ 얼음동동 식혜
다음글
[완주는 아동친화도시 28] 청소년성장지원모델 시범사업 선정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