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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입은 시민의 시대] 학생-학부모-교사들의 집담회2020-03-16

[교복입은 시민의 시대] 학생-학부모-교사들의 집담회

고산향교육공동체가 마련한 '만18세 투표시대, 학교와 지역사회의 역할' 집담회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아이들아, 너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거라"


교육구성원들은 만18세 선거권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지난 3월 투표권을 가진 고3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가 고산면 청년공간에 모여 18세 투표시대, 학교와 지역사회의 역할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고산향교육공동체가 마련한 자리다. 이날 고산향교육공동체 이영미 집행위원장이 사회를 보고 고산고 송영웅, 완주고 공희준, 양현고 김은솔 학생, 군산고 김석 교사, 학부모 전명주 씨, 고산풀뿌리교육지원센터 김애란 센터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이영미=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권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졌다. 이번 집담회는 교육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마련됐다. 우선 현장 분위기가 어떤지 짚어보자.

 

공희준=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 출생일 때문에 생각보다 선거권을 가진 친구들이 많지 않다. 학교에서 정치 얘기를 잘 안 꺼내긴 해도,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은 부모님 따라 투표하러 가겠다”, “누구 뽑을 거냐며 관련 이야기를 하긴 한다. 그래도 아직은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에 대해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까지는 아닌 거 같다. 생각보다는 크게 느껴지는 건 없는 편이다.

 

김은솔= 4년 전에 전주한옥마을에서 청소년선거권 서명운동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있다. 청소년 인권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다 보니 선거권 연령 하향에 대해 신기해하기도 하고 대체로 좋아한다. 관심이 없는 친구들은 별 반응이 없기도 하다.

 

송영웅= 정치 쪽으로 딱히 관심이 없는 편이라 선거권 연령이 하향된 것도 부모님을 통해 알게 됐다. 학교에서도 정치 관련한 이야기를 잘 안하다보니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김석= 18세 투표가 가능해지면서 사회에서는 우려가 앞서는 편이지만 이 일은 기본권의 확대라고 생각한다. 선거철이 되면 노인문제가 생길 때 의원이 찾아와서 어루만져주고 해결책을 만들어주려고 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문제가 생겨도 갈 곳이 없다. 이제 사회적 자원을 배분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18세 청소년 전부가 아닌 30%가량 일지라도, 정치인들이 청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앞으로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전명주= 우리 집만 보더라도 집안 풍경이 사뭇 달라졌다. 아빠가 딸한테 선거운동을 하더라. 이제 딸에게도 투표권이 생겼다고 말이다. 사회에서는 청소년들이 한 정책에 꽂힌다거나 쏠리는 현상을 우려하던데 그것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본다. 또 민주주의가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초등교육부터 더 많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 민주주의 학습 12년째, 초등 때부터 선거

청소년 정치적으로 미숙하다는 말 이해 안가

 

이영미= 현재 어른인 세대들도 선거교육 제대로 한 번 받지 않은 채 바로 실전에 들어갔었다. 그런데 어른들의 청소년들을 향한 우려가 강한 편이다. 정말 우리 학생들에게 선거교육이 필요한가.


 


김석= 오히려 어른들은 어릴 때부터 복종을 배웠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라는 얘기를 들었고 시민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학교에서 주인의식, 민주주의에 대해 교육받았고 훨씬 앞서있다. 투표라는 것이 결국 계급투표이지 않나. 시민교육방법 중에 자기이익의 관철이라는 말이 있다. 공익이라는 건 허구일 뿐, 청소년이 어떤 당을 뽑든 고유 권한일 뿐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공희준= 기본적으로 투표가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는지 정도의 교육을 할 필요는 있겠다. 하지만 선거교육의 취지는 좋을지라도 교육이 편향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담임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본인의 정치적 견해를 주입하는 경우도 본 적 있기 때문이다.

 

김은솔= 청소년 투표권이 먼저 주어진 선진국도 처음부터 잘 하진 않았을 거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다보니 확대되고 그런 것이다. 흔히들 청소년은 정치적으로 미숙하다는 말을 하는 데 그 뜻을 잘 모르겠다. 성인도 투표 안 하는 사람도 많고, 잘 모르는 사람도 많지 않나. 물론 청소년도 정치적 관심이 없는 이들도 많지만 스무 살이 된다고 해서 바로 고쳐지는 건 아니라고 본다.

 

이영미= 선거교육 이외에 학생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어떤 방식으로 마련될 수 있는가.

 

김석= 지금은 논란을 피하려는 시기일 뿐, 선거가 끝나면 교재가 만들어질 것 같다. 현재 학생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통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걸 몸소 배운 세대다. 이러한 배움은 불편함이나 충돌을 통해서 생기는 거다. 하루아침에 갑자기 좋아질 순 없다.


전명주= 현장에서 교육하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떨어진 교육 말고 실제로 우리가 참여해보는 걸 늘려나갔으면 한다. 삼권분립, 국회의 기능 이런 것들을 사회시간에 배우고 끝나지 않나. 소모임 단위로 의정활동 감시, 참관 등 이런 활동들을 하면 좋겠다.


 


김애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인정하는 방법,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당당하게 말하는 방법 등에 대해 교육했으면 좋겠다. 어느 방식으로든 나의 권리를 실현시킬 수 있다는 걸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교내 선거교육 편향성 우려, 어느 정도 공감"

 

이영미= 이 자리에 있는 학생들은 어떤 정책이나 공약에 관심이 갈 것 같나.



공희준= 정책이 수립되고 반영되는데 있어서 시간이 걸리지 않나. 그래서인지 교육보다는 청년, 창업 문제에 더 관심이 간다. 총선을 통해 국회의원이 바뀐다 해도 수능을 보고 나면 청소년이 끝나기 때문이다. 그래도 교육을 받으면서 불편한 점에 대해 고쳐주겠다는 공약이 있으면 좀 끌리긴 하겠다. 실질적으로는 청년, 대학등록금, 평생교육시스템 등 이런 문제에 유념하면서 투표할 것 같다.

 

이영미= 이번 집담회를 하다 보니, 보이텔스바흐 합의교육지침 내용이 이해된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청소년을 대상화 시켜놓았는지 알 수 있는 자리였다. 끝으로, 이 자리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해보자.

 

김석= 유럽은 300년 걸렸던 걸 우리나라는 이제 70년 걸린 거다. 이 짧은 시간 내에 아주 역동적인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인내해야 한다. 사회적인 성숙이 필요하다는 걸 인지하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다 보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리고 참정권은 정치적 기본권으로 볼 수 있는데, 현재 그중에서 선거권만 만 18세로 개정된 거다. 피선거권, 국민투표권, 국민심사권, 공무원과 배심원이 되는 권리는 이전과 그대로다.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아쉬운 점이 아직 많다. 앞으로 넘어야 할 고개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

 


김은솔= 정치 쪽 권리와 교육이 서로 따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해야 이걸 함께 계속 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 학생회로서 정치참여를 하는 것도 제한적이다. 학생 수 1,000명 중에 21명 정도만 참여를 하니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대의원회를 해보자는 제안을 했는데 공부할 시간에 그런 걸 하냐는 얘길 듣는다.

 

공희준= 우리나라 특성 상 계단별 교육이 있다고 생각한다. 학년별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권이 만 18세로 나눠진 게 딱히 반갑지 않다. 선거권도 만 나이가 아닌 딱 18세로 바뀌면 좋지 않을까 싶다.

 

김애란= 20대 청년들이 투표나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이유가 의견을 주장해도 좌절됐던 경험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지난 촛불혁명으로 경험했듯, 계속 주장하다보면 언젠가 통한다는 걸 배웠지 않나. 앞으로도 새로운 마음으로 같이 가보자.

 

전명주= 어디선가 정치적인 게 가장 인간적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우리는 정치적 문제를 그들만의 것이라고 분리시키곤 한다. 하지만 일상에서 법안들로 규정당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또 다른 변화가 역류하지 않도록 흐름을 잘 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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