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라공동체] 고산도서관 '시인 별거 아니야'20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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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시가 되고 미디어가 되는 재미
완주미디어센터와 함께
시 쓰고 녹음해 음원콘텐츠 제작
지난달 11일 오후, 완주미디어센터 1층 일반강좌실. 아이들과 학부모가 뒤섞여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장주원 강사가 알려준 무료 음원 사이트에서 음악을 고르는 중이었다. 여기서 수강생들이 직접 쓴 시를 낭송할 때 사용할 음악을 고르고 나면 음향스튜디오에서 바로 녹음을 진행한다. 고산도서관과 완주미디어센터가 공동 기획한 ‘시인 별거 아니야’ 프로그램이다.
‘시인 별거 아니야’는 11월 18일부터 시작해 5주 동안 진행되었다. 월요일은 도서관에서 시를 짓고 수요일엔 미디어센터에서 자작시를 녹음했다. 사업 담당자 이주황씨는 “개인적이고 내밀한 창작 활동이라 여겨지는 시 창작에 소리미디어를 접목해보고자 시작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음원 콘텐츠를 제작하고 웹 플랫폼을 통해 창작물을 공유해보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인 별거 아니야’의 첫 수업에서는 시와 라디오 채널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뒤로는 일상을 주제로 시를 써 보고, 낭독할 때 정확한 발음을 연습했다. 5주 동안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다양한 실습을 이어갔다. 이주황씨는 “수강생을 모집할 때 자격요건에 따로 제한을 두지 않았다. 현재 참여자들은 삼우초 학생들과 한 학생의 어머니 김상미(47)씨다. 상미씨는 시를 가르치는 박월선 작가가 계속 시를 써보라고 권할 정도로 열심히 하신다”고 말했다.
녹음작업은 완주미디어센터 2층 음향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방음벽을 비롯해 마이크와 각종 음향기구들이 갖춰진 공간이다. 2인 1조가 되어 한 명은 시를 낭송하고, 한 명은 음향을 조절했다. 연습할 때까지만 해도 장난 가득했던 아이들이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우주에는 달, 별이 있다. 달은 하나, 별은 수많다. 로켓은 왜 안보일까. 우주는 황홀하다”며 자작시를 낭송한 강현규(8)군은 녹음을 마친 후 “저는 별, 지우개, 새로 시를 써봤어요. 제가 시를 읽은 걸 누가 들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해요”라고 말했다.
불러보고픈 이름/ 노래가사 속 이름/ 성경 속 등장한 이름/ 많이 들어 본 이름/ 이름 속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가 부른다/ 마리아라 부르고 엄마라 부른다
자작시 ‘마리아’를 녹음하고 있던 김상미씨에게 프로그램 참여 계기에 대해 물었다. 그는 “평소에 도서관을 많이 다니다보니 소식들을 알게 됐다. 도시에서 애들을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월선 작가가 수업 때 ‘시는 발견이다’고 말해줬던 게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고. 평소에 무심코 지나가는 것들이 작품이 되는 재미를 느낀 것이다.
담당자 이주황씨는 “이 프로그램은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이에 더불어 음원 콘텐츠를 제작하고 웹 플랫폼을 통해 창작물을 공유해보면서 미디어로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