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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면 행복] 공유마켓 솔(SOL)2019-12-10

[나누면 행복] 공유마켓 솔(SOL)




물건, 재능, 체험 무엇이든 공유

가치를 재발견하다


늦가을 소나무숲에서 공유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마켓이 열렸다. 바로 지난 1123일 봉동 둔산리 우동공원 소나무 숲에서 열린 공유마켓 in 봉동이다.

포근한 주말, 사람들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마켓으로 향했다. 소나무 숲을 가로질러 탁자 한 개씩을 들고 나온 판매자들이 길게 줄 지어섰다. 헌옷을 가지고 온 사람들도 있었고, 이제는 쓸모가 없어진 하지만 남들에겐 쓸모가 있을 도시락, 자전거 등 다양한 물품을 가지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선미향(34·봉동)씨는 집 근처에서 마켓이 열린다고 해서 엄마와 함께 왔다. 평소 구제 물품이나 서로 바꿔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다양하게 볼 수 있어서 좋다물건들도 깨끗하고 무엇보다 소나무 숲에서 이런 행사가 열리니 왠지 소풍 온 것 마냥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완주군에서 공개모집한 공유마켓 민간추진단과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가 주관한 공유마켓 in 봉동에는 공유경제에 관심 있는 완주군민들이 개인 또는 팀을 이뤄 참여했다.

이날 현장에 참여한 판매 참가자는 모두 15. 하지만 이 외에도 공유와 관련된 체험, 공연, 물품거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가득했다.

그 중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한 체험, 악기·장난감·자전거 수리 등을 해주는 재능·지식공유의 장은 인기만점이었다. 아이들의 장난감과 머리핀, 그리고 자전거를 고쳐주는 솔병원, 생활공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열린공방, 플라스틱 병뚜껑을 활용해 브로치를 만드는 체험인 폐품공작소 등 다양한 체험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김수미(39·봉동)씨는 안 그래도 아이 머리핀이 녹슬어 하나 새로 사야 됐었는데 머리핀을 고쳐주는 곳이 있어 좋다. 살림을 하다보면 공구를 사용해야할 때도 있는데 기본적인 것을 알려주니 잘 배우고 가야겠다고 말했다 




어린이가 직접 중고물품을 판매하는 어린이 CEO’, 업사이클링을 기본으로 하는 새놀이터도 눈길을 끌었다. 늘어난 티셔츠의 밑단을 잘라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감을 만들고, 실뜨기로 애들이 놀 수 있는 놀이감을 만드는 방식이다.

재능공유로 마련된 숲놀이도 늦가을 소풍을 나온 가족들에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숲속 책놀이에 참여한 장재원(8)군은 솔방울, 나뭇잎을 주워서 종이액자를 만들었다. 선생님과 엄마가 도와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주민들도 공유에 직접 참여해 안 쓰는 물품을 기부해 의미를 더했다.

서지연 공유마켓 민간추진단원은 기부된 물품은 주인을 찾아 좋은 곳에 쓰이고 마켓을 통해 마련된 수익금은 1111사회소통기금 등을 통해 사회로 다시 공유할 예정이라며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동네에서 이런 마켓이 열리니 주민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스] 서지연 공유마켓 민간추진단원 인터뷰

공유마켓 민간추진단원으로 활동 중인 서지연씨는 온라인커뮤니티 봉동사람들과 공동육아단체 품앗이놀이터를 운영 중이다. 그에게 공유마켓 in 봉동에 대해 물었다


 

공유마켓 in 봉동은 어떻게 시작됐나.

예전에 수원의 한 마켓에서 물물교환하는 것을 본 적 있다. 대다수 플리마켓들은 셀러들이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주가 되는데 말이다. 그걸 본 이후 공유마켓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다.

사용은 하지 않지만 남에게 그냥 주자니 아까운, 그런 물건들을 같이 나눌 수 있는 마켓이 우리 동네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던 중 지난 9월말 완주군에서 공유마켓 민간추진단을 공개 모집하면서 시작하게 됐다.

 

이번 행사를 위해 민간추진단이 꾸려졌다. 어떤 사람들이 활동하나.

동네에 이런 마켓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지역 주민들이 모였다. 추진단은 모두 6명으로, 공유에 대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마켓을 준비하는 짧은 한두달 사이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완주군의 정보를 공유하고 우리 지역의 재능있는 엄마아빠들과 함께 재능을 공유하며, ‘공유를 담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자고 했다. 공간도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면서 편안함을 담을 수 있게 하고자 우동공원으로 정하게 됐다. 유휴자원에 대해 나누는 형태의 공유가 시작이었던 것이다.

 

행사를 추진하면서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어땠나.

어렵고 힘든 점보다는 재미있었다. 더 많은 걸 해봤으면 좋았을 거 같다는 아쉬움은 있다. 행사를 추진하면서 고마운 사람들이 많았고, 새로운 걸 알게 된 것도 많다.

셀러를 섭외하던 중 동네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한 일본 라멘집을 찾아갔다. ‘일본 라멘집이지만 일본산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에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단순한 음식점 주인이 아닌 한 밴드의 리드보컬이었다. 우리는 그 사연을 영상으로 인터뷰 기록을 남겨놨다. 예상치 못한 예술인을 발견하는 등 매일매일 재미있는 일들이 있었다.

마켓 준비를 위해 개인적인 시간은 부족했지만 우리 동네를 위해서, 그리고 새로운 발견을 하는 시간이었다.

 

공유마켓이 생소한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행사 분위기는 어땠나.

가장 큰 걱정이 날씨였다. 그 전날까지 추웠는데 다행히 행사 당일 날이 풀려서 포근했다.

주민들도 마켓에 많이 나와 주셨다. 반응도 좋았다. 70대 부부가 우리 동네에서 이런 행사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젊은 사람도 많고 아이가 뛰어노는 행사에 마치 초대받아 온 기분이라고 말씀해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냥 즐기고 소비하는 마켓이 아닌 의미있는 일에 함께 동참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좋게 생각해주셨던 것 같다.

 


다음번에도 마켓이 열릴지 궁금하다.

셀러들도 그렇고, 주민들도 그렇고 내년에도 하는지를 많이 물어보셨다. 우리는 또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다. 아이디어도 자꾸 샘솟는다.(웃음)


공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궁금하다. 더불어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 말씀 해달라.

저는 지난해 완주군에 공유분과가 만들어져서 활동을 시작했다. 분과원끼리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지만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다. 현재 봉동사람들이란 온라인커뮤니티를 운영 중인데, 그곳 역시 하나의 공유플랫폼이다. 이 활동을 오프라인으로 어떻게 가져올지, 어떻게 알릴지 많은 고민을 해왔다. 마켓이 그 하나가 된 것 같다.

이번 마켓을 통해 발생한 수익금 역시 지역사회와 공유를 할 생각이다. 공유에 대한 방향을 유지하며 다음이 있다면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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