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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사람 난다 거인마을] 박경수·윤철순 부부2019-11-13

[큰 사람 난다 거인마을] 박경수·윤철순 부부


꼭지 따고 껍질 깎고 곶감만들기 손발 척척

 

집안 대대로 곶감농사

옛날엔 새끼 꽈서 감 끼웠지

 

볕이 잘 드는 2층 곶감 작업장. 벌써 작업한 감이 주렁주렁 매달아져 있었다. 어르신 손길이 닿은 주황 빛깔 감은 곧 먹기 좋은 곶감으로 바뀐다. 이곳에서 옛날부터 집안 대대로 곶감을 만든 박경수(76)·윤철순(72)부부를 만났다. 철순 할머니는 감꼭지를 따고 경수 할아버지는 기계를 돌려 감을 깎는다. 결혼한 지 48년 된 부부는 말 하지 않아도 손발이 맞는다.


부부는 친척의 중매로 만나 고산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서로 첫인상이 어땠는지 여쭙자 수줍게 손을 내젓는다. 경수 할아버지는 키도 크고 예뻤지라며 웃고 철순 할머니는 하나도 안 예뻤어. 그런 낭만이 어디가 있어라며 고개를 젓는다. 부부는 한 때는 도시로 가고픈 생각도 있었지만 평생 거인마을에서 지냈다. 젊을 적엔 벼농사, 감 농사, 표고버섯을 재배하며 식구들과 먹고 살았다.


 



옛날도 지금도 동상면에서는 감 작업이 일상이다. 철순 할머니는 고산에서 시집 온 뒤 동네 아낙들과 마당에서 멍석 깔고 감 껍질을 깎았다.

할아버지 적보다 더 옛날부터 곶감을 해왔다네. 그 때 제사상에 곶감이 꼭 올라갔어. 옛 말 들어보면 고종황제가 고종시 감을 먹었대. 그래서 이름이 고종시라네. 이쪽에서 난 감은 끄트머리에 뾰족한 모양이 두 개 나있어.”

지금이야 노동한 이들에게 품삯을 쥐어주지만 그 시절엔 감 껍질을 줬다. 그 시절엔 감 껍질을 말려 간식으로 먹고 시장에 팔기도 했다. 군것질할 게 없던 옛날에 감 껍질은 겨울철 간식이었다.

품삯을 주는 방식이 다르듯 감을 따고 깎는 풍경도 달라졌다. 이맘때 뒷산에 가면 포크레인으로 감을 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감을 매달기 전에 기계로 껍질을 돌돌 깎는다. 하지만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 방식은 사뭇 다르다.

옛날엔 아저씨들이 산에 올라가 한나절 감을 따서 지게 지고 내려왔어. 바작에다 감을 한 아름 지고 왔지. 감 매달 때는 짚으로 새끼를 꼬아서 감을 끼웠어. 지금은 다 플라스틱이지.”


 


경수 할아버지는 시주목에 대해 일러줬다. 10월이 되면 감 수확하기 전에 사고 없이 지내게 해달라고 제사를 지내는 나무다. 할아버지는 동네서 오래된 나무인데 최초의 감나무라고 하대. 여기가 면소재지고 운동장도 있으니까 모여서 제사를 지내는가봐라고 말했다.

최근 수확을 마친 경수 할아버지네. 주말이면 자식들이 와서 일손을 돕는다. 아들 둘, 딸 둘 4남매가 모두 가까운 전주에 있어 든든하다.

요즘은 인건비가 비싸서 사람은 잘 못써서 식구까지만 하려고 해. 요새 곶감은 깔끔하게 해야 해. 여기(감 덕장)가 우리 방보다 깔끔해


 


농부들은 봄도 바쁘고 겨울도 바쁘고 항시 바쁘다. 부부도 감, , 오미자 농사를 지으며 바쁜 일상을 보낸다. 할아버지는 “7~8월이나 조금 한가하지. 감 농사짓는 사람은 겨울도 바빠. 감을 말려야하거든. 비 오고 그러면 수분을 제거해야 해서 덕장에 선풍기를 틀어놔야 해라며 곶감 다 말릴 적에 또 오라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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