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잘 늙은 절, 화암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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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완두콩 | 작성일 | 2019-11-11 |
첨부파일 | DJI_0284.jpg | ||
경천면 어느 깊숙한 길, 산 틈 사이를 지나면 나오는 절 하나. 아름다운 정경을 자랑하는 화암사가 있다. 화암사는 옛부터 문예가들의 시선을 통해 다양한 문예작품에서 묘사되기도 했다. 절이 들어선 골짜기는 넉넉하여 만 마리 말을 감출 만하며, 바위는 기이하고 나무는 해묵어 늠름하다. 고요하되 깊은 성처럼 잠겨 있으니, 참으로 하늘이 만들고 땅이 감추어 둔 복된 땅이다.
화암사는 약 13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계절마다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곳이다. 붉게 물든 가을날 꼿꼿한 자태를 보러 사람들이 모였다. 잘 늙었다는 것은 비바람속에서도 비뚤어지지 않고 꼿꼿하다는 뜻이며, 그 스스로 역사이거나 문화의 일부로서 지금도 당당하게 늙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중략) 화암사가 그러하다. 어지간한 지도에는 그 존재를 드러내고 밝히기를 꺼리는, 그래서 나 혼자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 작지만 소중한 책 같은 절이다. - 안도현 시인 <잘 늙은 절, 화암사>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