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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여는 오성한옥마을] 산수촌 조경덕․박분순 부부2019-09-11

[축제여는 오성한옥마을] 산수촌 조경덕․박분순 부부

하나둘 쌓은 돌탑 지금은 마을 명물로

 

산이 좋아 14년 전 이주

마을축제 때 공예작품 전시


 

평일 오후, 우리는 저수지 오성제를 넘어 마을의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다 한옥 집과 돌탑을 발견했다. 집 뒤뜰에 있는 돌탑은 사람 키를 훌쩍 넘어 우뚝 서있다. 사람들의 눈길을 이끄는 이곳은 한옥 펜션과 식당을 운영하는 산수촌이다. 가게를 운영하는 부부는 3년 동안 부지런하게 돌탑을 차곡차곡 쌓아올렸다. 아내 박분순(66)씨는 처음엔 신랑이 재미로 시작한 일이다. 주변에 있는 돌을 하나 둘씩 하다 보니 어느덧 탑이 열 개가 되었다며 웃었다.



 


선선한 바람이 머리칼을 스치는 날씨였다. 한산해진 평상에 자리를 잡았다. 그곳에서 부부의 이야기를 찬찬히 들을 수 있었다. 부부는 2005년 전주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소양 오성한옥마을로 이사 왔다. 원래부터 산을 좋아하는 부부는 산을 바라보는 곳에 살고 싶었다. 그러다 마침 친구가 운영하던 한증막을 맡게 되면서 이 마을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7년 동안 운영하던 한증막을 정리하고 지금의 산수촌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쓰러지지 않는 돌탑은 이곳의 자랑거리다. 산수촌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돌탑과 함께 사진 찍으며 추억을 담아간다. 남편 조경덕(72)씨는 이런 손님들의 반응을 볼 때면 뿌듯함을 느낀다. 그는 돌탑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금 돌탑이 있는 자리는 원래 뒷산처럼 풀이 무성했어요. 처음에 풀매는 데만 몇 달 걸렸죠. 탑을 쌓을 때는 작은 돌로 속을 빡빡하게 채워야 해요. 틈이 생기면 나중에 무너지더라고요. 더 이상 쌓을 돌도 이제 없고 모양새도 안 나니까 탑을 더 만들 계획은 없어요.”

부부는 올해로 마을에 정착한지 14년이 됐다.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 나서서 큰 몫을 하고 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경덕 씨는 이장을 맡아 마을의 일꾼을 자처했다. 당시 오덕사에 있는 스님에게 찾아가 마을의 옛이야기를 발췌했을 정도로 애정이 깊다. 경덕 씨는 오성리는 해발 600이 넘는 봉우리가 다섯 개 있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이라고 보면 된다. 오성저수지는 어머니 양수터로 불릴 만큼 이곳의 터가 편안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 오고 나서 경덕 씨 부부는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부부에게는 아들 셋과 딸 하나, 그리고 손주가 여섯 있는데 가족들이 거의 주말마다 부부의 집을 찾아온다. 스님이 들려준 옛이야기처럼 경덕 씨네 가족들은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부지런한 부부는 일이 바쁘지만 취미생활도 즐긴다.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게 좋아서 이것저것 배우기 시작했다. 경덕 씨는 목공예를 하고 분순 씨는 흙인형 토우를 만든다. 분순 씨는 마을에 있는 한봉림 교수에게 토우를 배운지 5년 차. 경덕 씨는 직접 친구와 산을 다니며 소나무 뿌리인 관솔을 찾아 목공예를 한지 4년 차다. 공예를 배운 이후 해마다 축제에서 작품 전시도 꾸준하게 해왔다.



다가오는 오픈가든 축제에도 마찬가지로 작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부부는 이번 축제도 기대된다. 마을에서 집집마다 꽃을 나눠주고 사람들이 찾아오니 마을에 활기가 생겨 좋다. 소문난 곳들 말고도 구석구석 좋은 곳도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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