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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책이다]‘좌충우돌 이상한 나라의 엘리로 살아가기’ 펴낸 엘리 씨2019-08-13

[삶은 책이다]‘좌충우돌 이상한 나라의 엘리로 살아가기’ 펴낸 엘리 씨

엘리씨가 자신만의 책을 펴낸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게 처음인 어느 여자 이야기

 

딸도 아내도 엄마도 처음

책이라는 결과물보다

글이라는 과정서 가치 찾아

 

 

엘리씨가 쓴 책인 ‘좌충우돌 이상한 나라의 엘리로 살아가기’


이 책은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에요.”

작가 엘리(46)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과물인 책을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살면서 책을 내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그이지만 여태까지의 결혼 생활을 정리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생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쓴 책의 제목은 라라랜드를 찾아가는 엘리의 성장기 좌충우돌 이상한 나라의 엘리로 살아가기’. 책은 결혼도 처음, 육아도 처음, 엄마도 처음, 아내도 처음, 며느리도 처음, 딸도 처음인 모든 것이 처음인 어느 여자의 이야기이다. 책 속의 주인공은 엘리 자신이기도 하다. 결혼 전날 도망가고 싶었던 신부가 이제는 결혼 14년차가 되어 아이가 셋이 된 아줌마가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꿈꾸는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로 향하는, 그런 이야기이다.

그는 7~8년 전 한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면서 글과 친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글을 자신 있게 썼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글을 못 썼어요. 무슨 이야기를 해야 될지 몰랐고 글 이란 건 특별한 사람만 쓰는 건줄 알았거든요. 그러던 중 누군가 저에게 친구에게 편지를 쓰듯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것이 저의 첫 글이었어요.”

엘리에게 결혼은 나의 목소리보다는 아이, 남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이었다. 음식을 먹어도 내가 먹고 싶은 것보다는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 남편이 먹고 싶은 것을 먼저 먹었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조금씩 생각이 변했다. 누군가를 대변하는 목소리가 아닌 내 목소리를 찾아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글을 쓸 때 주어는 늘 나는으로 시작해요.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게 된 거죠. 마음이 힘들어 상담도 받으러 다녀봤는데 오히려 내가 이상한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글을 쓰면서 그러한 제 마음을 그대로 담았고 글을 읽은 주변 사람들이 공감하고 지지해줬어요. 글을 통해 치유되고 자존감도 높아진거죠.”

3월부터 7월까지 진행된 11출판 프로젝트 과정은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난생 처음 접해본 어려운 출판 용어부터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신경 써야 했다.

책을 만드는 데 이렇게 많은 과정이 숨어 있는지 몰랐어요. 그저 글만 묶어서 인쇄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인디자인이니 책등이니, 판형이니 하는 어려운 단어들 앞에서 매번 울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이야기하며 미소짓는 엘리씨


책이 만들어지기 위해 가장 중요했던 것은 역시 글을 쓰는 일이었다. 그동안 써오던 글을 다듬고 새롭게 써내려갔다. 보통 아이들이 잠이 든 새벽 2시에서 5시 사이가 가장 글이 잘 써지는 시간이었다.

아이들도 잠들고 휴대전화도 안 울리고 오롯이 집중해서 쓸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독립출판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책 만드는 일이 보통 힘든 게 아니더라고요. 이제 책값이 비싸다는 생각 안 해요. 누군가의 마음과 정성을 값으로 매기면 안 되겠더라고요.”

책의 첫 독자는 남편. 책을 읽은 남편은 이걸로 끝내지 말고 더 해봐라며 격려해줬다.

글을 쓰며 제 스스로의 일을 하다 보니 남편이 집안일도 도와줘요. 제 일을 존중해주는 거죠.”


엘리씨가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이라는 결과물보다는 글이라는 과정에서 가치를 찾는 그. 계속해서 글을 써내려갈 생각이다. 다음 글은 어떤 주제가 될까?

독립출판을 접하고 책 만드는 일이 참 매력적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다음 책도 만들고 싶어졌어요. 계속 저의 인생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요. 아이들하고 여행을 자주 가는데 아이들과 여행간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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