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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소식] '나 혼자 산다'2019-07-02

[마을소식] '나 혼자 산다'


나 혼자 산다

 

자폐증이 있는 세익(19)이가 독립을 했다. 혼자서 밥을 해먹고 반찬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하고 집도 예쁘게 꾸민다. 이런 날이 오다니 감회가 새롭다. 세익이는 고산고 3학년이다. 아주 씩씩하게 학교에 잘 다닌다. 이 시간까지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치료실을 오가고 학교에 등하교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세익이는 매일 약속하고 지키는 것이 있다. 하루에 세줄이상 일기쓰기, 자기전에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 하기, 일주일 용돈 만원으로 가계부 적기. 모두 하루도 빠짐없이 꼼꼼하게 잘 지키고 있다.


 

세익이가 꼬박꼬박 쓴 일기.


아이는 지금 고등학교 3학년 졸업반이다. 내년에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서 취업을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는 커간다. 소리없이. 지금은 그대로인듯 하지만 어느날 우뚝 커버리고 부모 그늘 아래서 독립하여 떠나는 게 자식이다.

가르치는 일도 그렇다. 그게 따지고 보면 제 앞가림할 힘을 길러 주는 일이 아닌가. 철이 든다는 것은 한철한철 접어들면서 자연의 시간속에서 제 앞가림을 할 나이가 되는 과정이다.


 

늘 빠지지 않고 작성한 세익이의 가계부.


세익이와 가족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바로 토요일 오전 평치두레마을에서 장애가족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시간이다. 어디 나가려고 해도 이것저것 눈치가 보여 포기하게 되는 장애가족에게 구세주같은 시간이다. 가족들은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서 운영하는 평치두레농장에 가서 땅을 가꾼다. 같이 씨앗을 뿌리고 물도 주고 지렁이도 키우고 또 가족들끼리 레크레이션도 한다. 서로서로 알아가고 익숙해지는 시간이다.

같은 아픔을 가진 부모들끼리 고민도, 좋은 정보도 공유한다. 서로 격려도 하고 위로도 한다. 두레농장은 부모도 치유되고 아이도 맘껏 놀 수 있고 삶을 배우는 쉼터같은 공간이다.

부모의 우려와는 다르게 아이 내면에는 힘이 있다. 그걸 세익이가 보여주고 있다. 아이도 성장하고 부모도 크는 행복한 삶이 이어지길 소망한다.




/마을기자 허진숙(용진읍 원주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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